주식공매도 논란, 부동산 문제 해결이 더 시급하다
주식공매도 논란, 부동산 문제 해결이 더 시급하다
  • 승인 2021.02.0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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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승현 사회2부장

2021년 새해에는 두 사람만 모이면 주식 얘기를 한다고 한다. 10대부터 70대까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가장 큰 화제거리다.
지난 1월초 대한민국 주식 역사상 최초로 코스피 지수가 3000포인트를 돌파하고 코스닥이 20년만에 1000포인트를 돌파, 주식으로 수익을 냈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적금, 보험을 해지하거나 빚투를 하는 사람들이 급증한다고 한다.

특히 3월16일 주식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는 찬반논란이 뜨겁다. 미국에서 게임스탑이란 주식을 두고(4달러에서 40달러 상승 후 헤지펀드들 공매 본격 시작, 주당 20달러로 하락 후 헤지펀드중 한 곳에서 게임스탑은 파산할거라며 주주들을 자극, 개미들의 파상공세로 한때 최고가 483달러 찍음)개인과 헤지펀드간 쩐의 전쟁이 펼쳐지고 있어 관심이 더욱 쏠리고 있다.

공매도 재개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면서 주식경력 25년차인 재야의 고수에게 물어봤다. 한국의 공매도 재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답은 간단했다.

공매도 재개를 주장하는 쪽은 시장 안정을 얘기하지만 실제는 싼 가격에 주식을 매입하고 싶어하는 기관, 외국인, 큰손(세력), 일부 전문 투자가들뿐이라고.
공매도에 대한 제도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실행될 경우 한국은 지난 2007년부터 2019년까지 경험했던 박스권 장세를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한국과 미국은 공매도 시스템 자체가 다르다. 미국은 헤지펀드 등이 공매도를 칠 경우 3개월내 상환해야 하며 증거금과 이자율이 높다. 또 전산시스템이 잘 돼 있어 공매도 현황을 쉽게 알수 있는데다 불법 공매도를 하다 걸릴 경우 중형을 선고받는다. 미국은 상하한가 제한폭이 없어 하루에 수 백%씩 주가가 상승하면 공매도 세력들이 상당한 압박을 받는다.

반면 한국은 공매도 상환기환이 사실상 무제한(저금리만 내면 연장기능)이다. 예전에는 금융당국에서 공매도 상황을 수기로 작성했으며 지금도 불법 공매도는 쉽게 찾아내지 못한다. 한국은 상하한가 폭이 30프로로 제한돼 있어 공매도에게 타격을 입히기도 어렵다.
게임스탑 현상으로 공매도 세력들에게 겁낼 필요가 없다는 얘기도 나오지만 현실을 제대로 몰라서 하는 얘기다. 공매도를 급하게 상환해야 하는 숏 스퀴즈 현상은 국내에서도 한차례 있었다. 10여년전 S사의 우선주(주식수 10여만주)에 무차입 공매도(공매도 수량을 발행 주식수를 넘김)를 치다 개미에게 발각돼 1000%(10배)상승한 경우가 있었다. 주식수가 적은데다 시가총액도 높지 않아 가능한 일이였다. 투기세력도 가세해 단기간에 10배 이상 올랐지만 결국 시간이 지나면서 주가는 예전 가격으로 회귀했다.

유럽에서는 폭스바겐과 포르쉐가 합병을 하면서 주가가 폭등, 공매도를 한 헤지펀드가 파산한 경우가 있다. 하지만 두 경우 모두 수 십년에 한번(?)발생할 까 말까 하는 상황이다.

경제는 심리고 특히 주식시장은 심리적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이다. 주식시장은 국내외 정치, 경제 상황에 따라 변하며 특히 금리가 인상되면 자연스럽게 조정을 받게 돼 있다. 공매도를 통해 주가하락을 유도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주식시장에서 단일 사안에 대해 호·악재로 상반된 시각이 있을 경우 이를 호재로 인식하면 상승장이고 악재로 받아들이면 하락 내지 조정장세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2조 달러에 달하는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와 함께 한편에서는 무제한적인 달러 공급이 인플레이션을 유발시킬수 있어 긴축재정과 금리인상이 있을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미국 증시도 한번은 기대감으로 상승하고 한번은 우려감으로 하락했다. 무작정 기대감에 힘이 실리지 않는다는 것은 조정장이 오고 있다는 신호거나 최소한 강세장은 아니라는 것이다. 시장 자체가 자연스러운 조정을 보여야 할때 게임스탑 상황이 일종의 트리거 역할을 했다는 얘기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공매도 제도개선 없이 허용할 경우 주가 하락을 부채질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A사의 주식 가격이 10만원이라고 가정하자. 10만원에 매도 물량 30만주, 10만1천원에 40만주, 10만2천원에 50만주씩 호가별로 수 백억원씩 공매도를 때리면 가격은 내려 갈수 밖에 없다. 삼성전자 등 초대형 우량주에 장기투자를 할 경우 공매도 영향은 없다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이론과 실전은 다르다. 공매도 제도개선없이 시행될 경우 주식시장에 나쁜 영향을 끼치고 모처럼 주식에 관심을 가졌던 투자자들의 발길을 돌리게 하고 외면을 자초할 수 있다. 이같은 상황이 부동산의 거품 현상을 더욱 부추긴다면 상상하기 조차 싫은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개인들은 주식투자를 할때 자산의 30%안팎에서 투자한다. 주식 빚투가 분명 문제지만 부동산 빚투와는 차원이 다르다. 지난해 초반 3~4억원 하든 아파트가격이 15~20억 하는 것은 과열을 넘어 버블이다. 제도개선없는 주식 공매도 재개보다는 부동산 버블을 먼저 해결해야 하는 것이 정부가 할 일 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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