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광고 대신 앞광고, 솔직함이 경쟁력이다
뒷광고 대신 앞광고, 솔직함이 경쟁력이다
  • 승인 2021.02.15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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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경 한국애드 대표
'뒷광고'란 크리에이터가 콘텐츠를 생산할 때 제품을 협찬받거나 광고료를 받아 제작하고 이를 동영상 플랫폼(유튜브 등)이나, SNS 채널에 업로드할 때 이러한 사항들을 제대로 표기하지 않은 것을 말한다. 1인 미디어 시장의 뒷광고 논란은 지난 2020년 8월 모 유튜버의 폭로로 시작되었다. 다수의 영향력 있는 유튜버들이 기업으로부터 금전적인 대가나 제품을 무상제공 받으면서 업체의 요구에 따라 콘텐츠 내용이나 업로드 시점 등을 조절해 해당 제품(기업)에 광고효과를 제공했음이 알려지기 시작한 것이다. 유명연예인의 채널에서도 뒷광고가 드러나면서 뒷광고 논란은 점점 확대되기 시작했고, 여러 분야의 유튜버들이 사과문을 올리거나 방송 활동을 그만두기도 했다.

하지만 뒷광고 논란에서 소비자들이 실망한 것은 '유료 광고'임을 표기했는지의 이유가 아니었다. 크리에이터가 평소에 "유료 광고를 절대로 하지 않는다"라고 하거나, "유튜브를 통해 수익을 추구하지 않는다"라는 등의 의견을 피력해 왔거나, "내 돈 주고 내가 산 것"처럼 행동했으나 실제로는 거짓이었기 때문에 문제가 된 것이다. 광고 여부가 아니라 얼마나 진심으로 소비자와 소통했고, 진정성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 냈는지가 중요했던 까닭이다.

뒷광고 사태 이후 소비자의 눈높이도 달라졌지만, 공정거래위원회의 뒷광고 규제 덕분에 규제의 기준 또한 높아져 뒷광고가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크리에이터의 명성이나 영향력에 기대어 브랜드를 홍보하는 것이 아니라 광고 그 자체로 소비자와 대면해야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바로 '앞광고'의 시대다.

앞광고는 말 그대로 광고임을 드러내는 콘텐츠를 의미한다. 기업으로서는 아무리 창의적이고 재미있는 콘텐츠를 직접 만든다고 하더라도 파급력에서는 유명 크리에이터를 통해 광고하는 것만큼의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기업에서는 여전히 유명 크리에이터에 기대어 광고하되 제대로 광고 표기를 하고 광고 자체를 콘텐츠화하는 앞광고를 선택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비겁한 뒷광고나 맥락 없는 PPL보다는 드러내 놓고 말하는 앞광고가 훨씬 양심적이라는 평가다. 거기에 더해 광고가 재미있고 유용하기까지 한다면 그걸로 만족한다는 말이다. 앞광고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유료 광고임을 표기했기 때문이 아니라 콘텐츠의 특성을 살리면서 재치있게 광고 대상을 녹여내기 때문인데 유튜브 채널 <네고왕>의 BBQ 사례가 대표적인 성공 사례라 할 수 있다.

출연자 황광희가 기업을 만나 제품가격 할인을 걸고 협상하는 콘텐츠로 BBQ는 18,000원 상당의 제품은 앱주문으로 7,000원 할인 행사를 진행했다. 행사 기간 BBQ의 앱 가입자는 기존 30만 명에서 250만 명으로 증가했고, 1편의 조회 수가 500만이 넘으면 황광희를 모델로 발탁하기로 한 약속 또한 이루어졌다. 황광희를 모델로 출시한 '메이플 버터 갈릭 치킨'이 출시 2주 만에 30만 개의 판매를 기록했고, BBQ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된 광고 메이킹 영상은 조회 수 800만을 넘었다. BBQ의 사례는 크리에이터의 방식대로 브랜드를 표현하고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것이 더 큰 시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

뒷광고 논란 이후 주목받는 것은 앞광고 뿐만 아니다. 충주시 홍보맨이 운영하는 <충주TV>가 다시 회자되고 있다. 많은 기업이 유튜브를 통해 소비자와 직접 소통하는 경우가 증가하면서 기업이 자체로 인플루언서를 육성해 운영하는 '임플로이언서(employee+influencer)'가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기업 내 직원이 중심이 되어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함으로써 소비자와 공감대를 만들어 간다는 것인데, 채널 자체가 앞광고일 수밖에 없어 소비자 입장에서는 오히려 더 진정성을 느낄 수 있다는 평가다.

결국, 광고에서도 진정성이 경쟁력인 시대다. 비단 광고뿐이겠는가. 내 것을 보여주는 방법에서 무엇보다 솔직담백한 것은 상대를 위한 최고의 배려인 것을. 브랜드가 소비자를 만나는 일 또한 사람이 사람을 만나는 것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 뒷광고 논란으로 드러난 1인 미디어의 민낯은 결국 솔직함의 부재였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솔직함이듯이 크리에이터의 콘텐츠 역시 소비자에게 그러해야 하지 않을까? 1인 미디어 시대, 결국은 사람을 대하는 개인의 자세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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