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 없다” 배수진 쳤지만 ‘수사권 박탈’ 강행에 무너져
“사퇴 없다” 배수진 쳤지만 ‘수사권 박탈’ 강행에 무너져
  • 승인 2021.03.04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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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진 사퇴에 법조계 “예상 밖”
그 동안 중수청 설치 공개 비판
입법 제동에 한계 느끼게 된 듯
“사퇴는 없다”며 배수진을 쳐온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결국 물러났다.

윤 총장은 자신을 향한 징계·수사는 소송전을 불사하며 맞섰지만 검찰 조직의 사활이 걸린 수사권 폐지는 끝내 견뎌내지 못했다.

법조계에서는 윤 총장이 지금까지 여권의 압박에도 ‘사퇴 불가’ 입장을 고수했다는 점에서 이날 사의 표명이 예상 밖이라는 반응이 적지 않다9.

당장 윤 총장의 퇴임식 개최 여부도 불투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총장은 사의 표명 2시간여만인 오후 4시께 직원들에게 보내는 퇴임사를 남겼다.

윤 총장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 정권을 겨냥한 수사로 여권의 사퇴 압박에 직면했지만, 자진 사퇴론에는 일관되게 선을 그어왔다.

특히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의 갈등은 사상 초유의 검찰총장 징계 사태로 극단까지 갔지만, 소송전 승리로 잔여 임기를 보장받으면서 거취 문제는 수면 아래로 내려간 듯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업무 복귀 직후 여당이 검찰의 직접 수사권 완전 폐지를 전제로 한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추진을 강행하면서 윤 총장의 거취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중수청 입법은 사실상 ‘검찰 해체’로 해석됐고 검찰 내 위기감은 커졌다. 검찰 안팎에서 검찰총장이 직을 걸고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실제로 윤 총장은 지인들에게 “지금 상황에서 사퇴할 수밖에 없겠다”는 취지의 말을 자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안팎에서는 검찰의 수사권 박탈을 의미하는 중수청 입법이 ‘검찰주의자’로 통하는 윤 총장을 궁지로 몰았다는 해석이 나왔다.

윤 총장은 지난 2일 검찰총장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중수청 설치를 공개 비판하고 나섰다.

하지만 입법 주체인 국회와의 소통보다 대국민 여론전에 치중하는 모습으로 비치면서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정치 행보’라는 정부와 여권의 비판을 받았다.

압도적인 의석수를 앞세운 여당의 중수청 입법을 검찰총장이 막을 수 없다는 현실적인 한계에 부딪친 것이 사퇴 결심의 직접적 동기가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윤 총장은 이날 직원들에게 남긴 인사말에서 중수청의 입법 강행을 막지 못한 점에 대해 안타까움과 책임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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