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불평등과 사회 양극화의 그늘
경제적 불평등과 사회 양극화의 그늘
  • 승인 2021.03.07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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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재일영남이공대학교 관광계열 계열장·경영학 박사
권재일 영남이공대학교 관광계열 계열장·경영학 박사

지구상에 존재하는 대다수의 나라에서 경제 불평등과 양극화의 문제는 필연적으로 존재한다. 인간은 누구나 자유롭고 평등하며 차별받지 않을 천부인권의 권리와 부의 공정한 분배는 인류 보편의 가치를 실현하는 지고지순의 선(善)임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현실에서는 존재하기 힘든 이상향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에서 인간은 누구나 타고난 능력이나 재능이 다르며 주어진 환경의 차이로 인해 동등한 조건으로 경쟁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경제적 불평등과 이로 인한 사회의 양극화는 어떤 체제를 막론하고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인간다운 삶을 위한 최소한의 경제적 재산 소유와 공정한 소득 분배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제적 불평등은 심각한 사회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특히 2020년 발생한 코로나19는 세계 다수의 국가에서 역대 최악의 경제적 불평등을 증폭시켰으며 팬데믹 이후 경제가 회복돼도 상당 기간 경제적 불평등의 위기는 심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국제구호단체인 옥스팜은 ‘불평등 바이러스’라는 보고서를 통하여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에서 수억 명이 일자리를 잃거나 소득 감소로 세계의 빈곤층이 경제 손실을 극복하는 데 10년 이상 걸릴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이 제기하며 각국 정부에 급진적인 불평등 해소 정책을 펼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또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0 개발 협력 보고서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국가 내부는 물론 국가 간 불평등이 심화하고 가장 취약한 계층에게 피해가 집중되는 등 양극화가 심각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도 사태는 더욱 심각하여 최근의 경제적 불평등과 양극화 현상은 이미 임계점을 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한국은 사회, 경제 전반의 구조조정이 급속하게 진행되어 산업, 기업의 양극화 및 소득과 노동시장의 양극화로 중산층이 붕괴되고 빈부의 격차가 심해지는 경제적 불평등과 사회 양극화 현상이 지속되어 왔다. 더불어 최근의 실물경제는 민간 일자리가 얼어붙은 상태로 취약계층에 피해가 집중되는‘K자형 양극화’가 현실화 되어 고용시장은 최악의 위기로 내몰리고 있으며 600만 자영업자 중 다수는 심각한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저금리와 유동성 공급 확대로 상위계층은 막대한 자금을 활용해 주택을 구입하고 금융 자산을 늘리는 등 부를 축척하고 있지만 취약계층은 제대로 된 일자리가 없어 빚을 내어 연명하는 등 양극화는 갈수록 심한 상황이다.

통계청이 지난 2월 18일 발표한 ‘2020년 4분기 가계동향 조사 결과’는 우리 사회의 소득불균형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근로소득은 1년 전보다 13.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일용직·임시직 일자리가 34만9000개나 줄어들면서 저소득층에게는 심각한 고용 참사의 결과로 나타났다. 그러나 최상위 5분위 가구의 근로소득은 1.7% 늘어나 5분위 소득배율은 7.82배로 1년 전의 6.89배보다 급등하여 상, 하위층 소득 격차가 최대로 벌어졌다. 정부가 3차에 걸친 재난지원금 등 엄청난 재정을 들여 취약계층 지원에 나섰지만 결과적으로 격차 해소에는 실패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방증이다.

또한 2월 13일 리얼미터가 YTN과 박병석 국회의장 비서실 공동 의뢰로 전국 성인 1천명을 대상으로 코로나 사태 후 양극화에 대해 설문 조사에서 국민 10명 가운데 8명 이상은 사회 경제적 양극화가 심해졌으며 주범은 부동산 등 자산 가격 폭등이라고 조사되었다. 물론 코로나19 라는 예기치 못한 사태가 경제를 어려움으로 빠뜨렸다고 책임을 미룰 수는 있겠지만 코로나19 이전에도 이미 비현실적 소득주도성장 정책으로 실물경제가 어려운 상태에 직면하고 있었으며 코로나19 이후 완전히 침체의 늪으로 빠졌다는 것이 합당한 지적일 것이다.

현 정부는 소득 불평등, 양극화 해소를 위해서 가계의 임금과 소득을 늘리고 소비가 촉진되면 경제 성장을 이룰 수 있다는 소득주도성장을 정권의 핵심 경제 기조로 운용하였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혹하여 소득주도성장에는 소득이 없고 일자리 정부에는 일자리가 없다는 쓴소리가 국민들 사이에 희자되고 있다. 세계적 경제학자인 로버트 배로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한국 정부가 포퓰리즘 정책으로 과거 성공을 낭비하고 있다며 소득주도성장이 아니라 소득주도빈곤 정책이라고 불러야 할 것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하고 있다. 공정과 정의를 강조하며 친서민 정부를 표방하는 진보 정권에서 소득의 양극화가 더 심화되고 부동산 가격은 폭등하여 서민들이 내집 마련의 꿈 조차 가질 수 없다는 현실은 아이러니컬하다.

정권이 출범한 지도 벌써 4년이 경과되어 더 이상 전 정권, 기업, 코로나19로 책임을 전가하며 매사 남 탓할 시간도 명분도 없다. 하지만 문제 해결의 주체인 현 정권은 경제 정책 실패에 대한 과오를 인정할 생각이 없어 보이며 문제를 해결할 능력도 그다지 있어 보이지 않는다. 양극화가 지닌 문제의 본질은 단지 경제적 불평등 이외에도 사회 구성원의 상대적 빈곤감과 갈등이며 긍극적으로 국민을 무력감과 절망 속에 빠지게 한다는 것이다. 현 정부에서 법무부장관을 지낸 어떤 분은 SNS에 "개천에서 용날 필요는 없다. 개천에서 붕어, 가재, 개구리로 살아도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하였지만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이 없는 세상은 불행하다.

향후 한국 사회에서 경제적 불평등과 사회 양극화가 지속된다면 더 이상 개천에서 용이 탄생할 수 있는 구조는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 부와 권력의 대물림 없이 평범한 사람들의 노력과 재능만으로 성공할 수 있는 사회가 현 정권이 그토록 강조하는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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