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행정통합의 이상과 현실
대구·경북 행정통합의 이상과 현실
  • 승인 2021.03.10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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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형 객원논설위원˙행정학 박사
대구경북 행정통합 논의는 코로나 정국으로 인하여 시·도민들은 그런 논의가 일어나고 있는지 조차 모를 정도로 관심사항 밖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지난 연말부터 시작된 3차례의 온라인 토론회와 3월 4일 대구권을 시작으로 동부·서부·북부권으로 나누어 개최된 4차례의 권역별 토론회를 통해 통합에 대한 찬반 논의가 나타났고, 이것이 언론이나 유튜브 등을 통해 알려짐으로써 시·도민들 사이에 행정통합에 대한 관심과 자신들의 생각을 정리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필자 또한 이번 토론회를 유튜브를 통해 모두 시청하면서 느낀 점은 한마디로 찬성하는 측의 이상(理想)과 신중 또는 반대하는 측의 현실(現實)에 대한 시각 차이였다.

대구경북 행정통합 논의는 지난 70년대 대구의 섬유, 구미의 전자, 포항의 철강 산업을 중심으로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주축을 이루어왔던 대구·경북이 80년대 대구가 경북으로부터 분리되고, 도시화의 가속화로 수도권으로의 인구 유출과 산업구조의 변화, 중국과의 교역확대로 인한 서해안 시대의 개막 등으로 인하여 수도권뿐만 아니라 호남 지역과 비교해서 나날이 쇠퇴해지는 대구경북지역의 안타까운 현실 앞에 과거의 영광을 되살리기 위해 지방자치 실시이후 양 지역 간의 상생과 협력을 부르짖으며 노력해 왔으나 구호나 일회성에 그칠 뿐 소기의 성과를 얻지 못함에 따라 고육지책으로 제기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이번 권역별 토론회를 보면 권역별로 자신들의 지역에 따라 통합에 대한 찬반 의견이 달랐으며, 또한 경제계에서는 찬성 의견이 우세한 반면 정치권이나 학계 및 시민사회에서는 신중론 내지 반대 의견이 더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합에 대한 신중론이나 부정적인 견해들을 보면 대체로 아직 통합에 대한 시·도민들 공감대 부족, 그리고 통합 자치단체의 명칭이나 행·재정적인 문제, 현재의 국회 구성상 유일한 야당 자치단체장들이 선출된 지역의 통합에 필요한 특별법을 지역이 원하는 것을 모두 담아 처리해 줄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 등 현실적인 어려움 등을 지적하고 있다. 즉 주민투표를 통해 시도통합이 통과된다고 하더라도 특별법 제정에 있어 과연 대구·경북이 의도하는 대로의 내용으로 특별법이 제정된다는 보장은 현 정치 상황을 볼 때 극히 희박하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통합이 성사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과제가 너무나 많다. 당장 지역을 대표할 통합 자치단체의 명칭부터 무엇으로 할 것인지에 대한 논란부터 생각해 보자. 공론화위원회에서는 특별광역시와 특별자치도라는 2가지 안을 제시하고 있는데 이를 주민투표에서 결정할 것인지 아니면 결정해서 주민투표에 붙일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설명은 없다. 풍문에 의하면 특별광역시를 더 선호한다고 알려지고 있는데, 이 경우 현행법상 광역시 산하에 시(市)를 둘 수 없으므로 지방자치법을 개정해야 하는 문제가 있고, 특별자치도로 하면 광역자치단체인 대구시를 비록 특례시로 대우한다고 하나 기초자치단체로 전락하고 자치구가 준 자치단체로 전락하게 되는 문제가 발생하여 대구시민들의 동의를 받기 어렵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그러나 필자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어차피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광역자치단체의 통합인데 현재의 대구광역시를 하나의 자치단체로 둘 것으로만 생각하지 말f고 발상의 전환을 통해 7개 자치구를 7개의 시(市)로 전환시키면 해결된다. 현행법상 시(市)가 될 수 있는 조건에는 인구 5만 이상 도시지역이면 가능하다. 시(市)가 되는데 있어 관할면적 기준은 없다. 따라서 도시지역인 대구광역시 산하의 7개 자치구를 시로 전환하면 특별자치도로 하지 못할 것도 없는 것이다.

어찌되었든 대구·경북의 통합 논의는 양 광역자치단체장의 지역발전을 통한 주민들의 삶을 보다 좋아지게 만들고 싶은 고심(苦心)에서 나왔다는 점을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현재 추진되고 있는 과정을 보면 너무 성급하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해관계가 서로 다른 수백만 주민들이 살고 있는 광역자치단체의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아직 우리는 기초자치단체와는 달리 광역자치단체의 통합에 대한 경험은 전무하다. 따라서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기 위해서는 먼저 이해당사자들에 대해 충분히 그 당위성을 설명하고 중지(衆智)를 모아야 하는 것이다. 지역의 운명을 결정할 행정통합에 있어 너무 서두르지 않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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