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팔거산성서 ‘신라 목간·목재 집수지’ 발견
대구 팔거산성서 ‘신라 목간·목재 집수지’ 발견
  • 한지연
  • 승인 2021.04.28 21:3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목간 총 11점 중 7점 글씨 보여
제작시점 파악할 곡식 이름 확인
7세기 초반 군사 거점으로 추정
목재 집수지는 지역서 첫 출토
학계 관심 “고고학적 가치 우수”
국가지정문화재 승격 기대감
대구팔거산성-신라시대목간첫출토
28일 대구 북구 노곡동 함지산 팔거산성에서 출토된 7세기 초반 신라시대 목간(木簡) 공개 기자간담회에서 화랑문화재연구원 관계자들이 출토된 집수지 주변 발굴 현장의 수분 유지를 위해 목재에 물을 뿌려 관리하고 있다. 전영호기자 riki17@idaegu.co.kr

대구지역에서 최초로 목재로 축조된 집수지와 신라 목간 11점이 출토됐다. 고고학적 가치가 높은 주요 유구·유물이 확인된 팔거산성은 국가지정문화재로 승격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28일 오전 (재)화랑문화재연구원과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대구 함지산 팔거산성 현장에서 설명회를 열고 목간 등을 공개했다. 이날 현장에는 김승수 (국민의힘) 국회의원과 경북대 사학과 주보돈 명예교수 등이 참석했다.

팔거산성은 정비·복원의 고고학적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지난 2015년 지표조사, 2018년 시굴조사를 거쳐 2020년 10월부터 학술발굴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학술발굴 조사과정에서 출토된 목간은 특정한 의미를 남기려는 목적 하에 7세기 초반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총 11점 목간 가운데 7점에서 글자가 보이는데, 이중 제작 시점을 추정할 수 있는 간지(干支)와 곡식 이름이 등장해 고무적이라는 평이다.

4점의 목간에서 임술년(壬戌年)과 병인년(丙寅年), 글자가 있는 부분이 파손돼 간지 중 두 번째 글자 일부와 세 번째 글자인 년(年)만 보이는 사례를 확인했다. 각각 602년과 606년으로 추정되는 임술년과 병인년은 목간을 작성한 시점으로 여겨진다.

목간에는 벼(도, 稻)와 콩(대두, 大豆)이라는 곡식 이름이 등장하는데, 이는 당시 산성에 물자가 집중된 상황을 보여줘 산성의 행정·군사 기능을 짐작할 수 있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측은 “당시 백제 무왕시대는 신라에 큰 압박이 있었던 때로 전쟁도 많이 일어났다”라며 “신라로서는 낙동강과 금호강을 동시에 통제하고 서쪽 길목을 방어하는 등 팔거산성을 군사 거점화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물을 모으는 시설인 목재 집수지가 확인된 점도 괄목할 만 하다. 지역에서는 집수지 자체가 발견된 것이 처음인데 1호 집수지는 통상적인 집수지와 유사하게 석축으로, 2호 집수지는 나무로만 만들어졌다.

현재 국내 산성 1천여 곳에서 발견된 100여 개의 집수지 중 99%는 돌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집수지 2호 저수 용량은 10만5천300L가량으로 추정되며 규모는 길이 7.8m, 너비 4.5m, 높이 약 3m, 면적 35.1㎡이다. 내부에서는 기둥목과 판재, 지지목 등이 출토됐다.

이 밖에도 발굴 현장에선 팔거산성의 석축, 성벽등이 확인됐으며 현재도 조사가 진행 중이다.

학술 발굴조사를 맡아온 화랑문화재연구원 측은 이번 1차 조사 결과를 놓고“기록으로만 전해 내려온 팔거산성의 집수지와 건물지의 흔적이 확인된 점, 대구지역에서 처음으로 축조된 집수지와 목간이 출토된 점은 고고학적으로 중요한 성과”라고 평했다.

팔거산성이 학술적으로 높은 가치를 내포하면서 국가지정문화재로 승격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현장 설명회를 개최한 두 연구소 측은 팔거산성을 놓고 “국가지정문화재로 탈바꿈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한 한편, 대구 북구청 또한 “발굴 조사를 마치면 절차를 밟고 국가사적으로의 승격 추진이 예견된다. 승격을 위한 종합정비계획을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경북대 주보돈 교수는 “팔거산성과 구암동 고분군 등 함지산이 품고 있는 가치가 상당하다”라며 “일대 전체를 사적으로 지정할 필요가 있다”라고 피력키도 했다.

한지연기자 jiyeon6@idaegu.co.kr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