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와 인문학의 역할
4차 산업혁명 시대와 인문학의 역할
  • 승인 2021.05.16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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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재일 영남이공대학교 관광계열 교수·경영학 박사
21세기의 기술혁명을 대변하는 4차 산업혁명이란 용어가 등장한 지 수년이 지나고 이제는 우리의 일상 속에 친근한 용어로 자리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구체적인 개념을 정의하거나 설명하기가 쉽지는 않다. 코로나19 이후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은 더욱 거세지고 있으며 대학과 기업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연관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빠른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이는 4차 산업혁명이 단순한 기술적 측면이 아니라 사회 전 부문에 걸쳐 광범위하게 파급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는 독일이 2010년 발표한 ‘하이테크 전략 2020’의 10대 프로젝트 중 하나인 ‘인더스트리 4.0’에서 ‘제조업과 정보통신의 융합’을 뜻하는 의미로 최초로 사용된 이래, 2016년 세계 경제 포럼에서 제4차 산업혁명을 의제로 채택하면서 세계 무대에 주요한 화두로 등장하였다. 인류의 산업혁명 역사는 먼저 18세기 영국에서 시작된 1차 산업혁명으로 증기기관을 기반으로 하는 기계화 혁명은 인류 문명의 획기적 변화를 이끌며 수천 년 지속된 농경사회를 산업사회로 전환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이후, 2차 산업혁명은 전기의 발명과 화석연료의 사용을 바탕으로 많은 발명품과 대량 생산으로 인류의 물질적 풍요와 문명 발전에 크게 기여하였다. 3차 산업혁명은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한 정보화, 디지탈 혁명으로 엘빈 토플러는 그의 저서“제3의 물결”에서 컴퓨터와 인터넷 기반의 고도 정보화 시대의 도래를 예견하였다. 4차 산업혁명은 정보통신기술(ICT)의 융합을 통한‘초지능,‘초연결성’의 특성을 가진 제2의 정보화 혁명으로 인간과 인간, 사물과 사물, 인간과 사물이 상호 연결되고 빅 데이터와 인공지능 등으로 대표되는 지식화 사회로의 변화를 의미한다.

4차 산업혁명 주창자인 클라우스 슈밥 WEF 의장은 자신의 저서 ‘4차 산업혁명’에서 4차 산업혁명은 ‘3차 산업혁명을 기반으로 하여 물리학, 생물학, 디지털 등 3개 분야의 융합된 기술들이 경제체제와 사회구조를 급격히 변화시키는 기술혁명’으로 정의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먼저 빅 데이터, 인공지능, 스마트 팩토리, 사물인터넷, 자율주행, 블록 체인, 플레폼 경제, 가상현실(VR) 등을 들 수 있으며 이들은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기술 혁신을 이루며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하면서 최근 인문학의 가치가 다시 부각되며 주목을 받기 시작하고 있다. 그동안 인문학은 물질적 생산 경제가 사회의 주류를 형성하고, 산업 자본주의가 발전하면서 경제, 과학, 기술 등의 실용 학문의 선호 현상으로 인해 사회와 기업에는 물론, 대학의 강의실에서도 외면받는 등 설 자리가 없는 고사 직전의 위기로 몰리기도 하였다. 인문학(人文學)의 사전적 의미는 인간의 언어, 문학, 예술, 철학, 역사를 연구하는 학문이며 인간 존재와 삶의 본질을 탐구하는 학문이다.

또한 인간의 근원, 문화, 가치와 자기표현 능력을 이해하고 탐구하는 학문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성공을 위해서는 과학기술 분야의 중요한 역할에 더하여 그 핵심 기술에 근거한 인간의 창의력, 감성, 도덕성 등 인문학적 자산의 결합이 선행되어야 함에 이론의 여지가 없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추구하는 핵심 키워드는 융합과 연결로, 이전의 산업혁명과는 성격이 확연하게 다르다. 인간과 인간, 인간과 사물, 사물과 사물들을 연결하고 융합하는 초지능, 초연결성을 지닌 네트워킹으로 인문학과 첨단 과학 기술의 융합과 협업은 필수적이며 과학이 발전할수록 인간의 내면을 분석하고, 이해하는 인문학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는 것이다. 인문학과 과학기술이 지향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인간의 행복한 삶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며 결국 인간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에서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도 사물의 주체는 여전히 인간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빅 데이터, 인공지능, 스마트 팩토리, 사물인터넷, 가상현실(VR) 등이 성공할 수 있는 배경으로, 인간의 본질을 다루는 인문학이 중심의 역할을 해야 하는 주된 이유이다. 미래학자 다니엘 핑크는 “새로운 미래가 온다”는 그의 저서에서‘high touch, high concept’시대의 도래를 알리며 기계가 할 수 없는 창조와 공감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또한, 21C 혁신의 아이콘인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애플의 DNA에는 인문학이 녹아 있으며, 언제나 인문학과 기술의 교차로에 서 있다”라며 인문학의 필요성을 언급하였다. 이처럼 고도의 산업사회에서 자연과학이 더욱 발전하고 빅 데이터가 세상을 지배하는 시대에서도 인문학적 창의력과 상상력을 추구하는 일은 결국 인간이 해야 하며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는 없다. 과학 기술이 아무리 뛰어나도 결국은 수단에 지나지 않으며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 없듯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인문학적 소양과 지성을 겸비한 융복합 인재가 미래 시대를 선도하는 주역으로 등장해야 함은 당연한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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