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지도자는 엄격한 검증이 필요하다
정치 지도자는 엄격한 검증이 필요하다
  • 승인 2021.05.25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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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광 대경소비자연맹 정책실장 경제학 박사
2022년에 치러질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의 계절이 찾아온 것 같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4월 16일에 윤호중 의원을 원내대표로 선출한데 이어 5월 2일 송영길의원을 당대표로 선출했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도 지난 4월 30일 부정선거 의혹을 받고 있는 울산시장 선거에서 낙선한 김기현 의원을 원내대표로 선출한데 이어 당대표 경선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당대표 경선의 특징은 초선인 김웅(1970) 의원, 김은혜(1971) 의원, 그리고 이준석(1985) 전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이 도전하고 있으며, 특히 30대인 이준석 후보는 유력 정치인들의 지원을 받아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신문과 방송에서도 연일 윤석열 전검찰총장, 이재명 경기도지사, 이낙연 전총리, 홍준표 의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 유력 정치인을 대상으로 한 차기 대통령 지지율 조사를 발표하면서 국민적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부여당의 눈치를 보지 않고 원전 폐쇄 감사를 통해 국민의 인기가 높은 최재형 감사원장도 대통령 후보군으로 소환 중이다. 사실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은 유력 대선 후보가 출마하지 않고 있으며, 누가 당대표가 되어도 당은 다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검증 과정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대통령 후보의 검증 과정은 보다 엄격해야 한다. 왜냐하면 대통령 중심제하에서 대통령은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제19대 대통령에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은 제13대 노태우 대통령의 36.6%와 제15대 김대중 대통령의 40.3%에 이어 3번째로 낮은 41.1%의 득표율에도 불구하고 국정 운영 과정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쳤다. 그 결과 성공적인 정책도 있었지만 독단적으로 추진한 정책의 실패로 나타난 부정적인 효과는 시장에 큰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그러므로 대통령은 후보경선 과정과 대통령 선거를 통해 검증과정을 거치는 것은 지극히 상식적인 일이다.

왕조시대에도 국왕에게 적용된 가치관이나 기준은 매우 엄격했다. 국왕의 언행 하나하나가 그 시대를 이끌어 가는 최고의 이념을 담고 있으며, 일반 백성들이 국왕의 예절을 보고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선시대 국왕은 경연을 통해 학문을 배우고, 국정을 논의하면서 궁극적으로는 국가를 어떻게 다스릴 것인가, 주도 계층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의 방법을 둘러싼 고민을 했다. 그런 고민 덕분에 일반 백성의 삶도 이러한 과정을 통해 영향을 받았고, 때로는 개선되는 측면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정치 엘리트가 형성되지 않았던 신생독립국에서는 국민적인 검증보다는 유학을 다녀왔거나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 군인들이 집권하는 일이 빈번했다. 인도의 간디와 싱가포르 리콴유는 영국, 베트남의 호찌민은 프랑스, 중국 덩사오핑 프랑스와 구소련, 저우언라이는 일본과 프랑스에서 유학시절 동안 그 당시 개혁의 물결을 목도하면서 다양한 사상과 선진문물을 받아드려 새로운 정치세력으로 등장할 수 있었다. 특히 월트 로스토우 교수는 "전통사회가 경제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면서 근대화를 위한 정치적 지도력의 원천으로 군부를 지목하면서 2차 세계대전 이후 독립한 신생독립국가의 쿠데타를 부추긴 경향이 있다.

우리나라는 미국에서 유학한 이승만 대통령의 건국, 만주국·일본·한국 육사에서 수학한 박정희 대통령의 산업화 그리고 민주화운동 지도자인 김영삼·김대중 대통령을 거치면서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달성한 국가로 인정받고 있다. 또한 그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관료사회, 민간기업, 대학사회, 시민단체 등에는 집단지성이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계몽군주와 같이 절대적인 힘을 가진 스트롱 맨 보다는 국정지표를 통해 정책 방향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유능한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여 그들이 가진 재능을 극대화하도록 동기부여만 해도 훌륭한 지도자가 될 수 있는 토대가 구축되어 있다고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전무결한 정치인이나 스트롱 맨을 찾고 싶은 국민들의 심리를 이용해 인기를 얻고 있는 인물을 앞세워 신당을 만들거나 제3지대에서 기회를 엿보면서 대선용 특급열차에 무임승차하려는 시도는 정치공학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 같다. 자신이 살면서 경험하고 형성된 정치 철학이나 정치 이념에 따라 정당에 가입하고 경선과정을 통해 비전과 정책을 제시하면서 검증 절차를 밟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한다. 언론도 기계적인 차기 대통령 지지율을 조사해 발표하는 것 보다는 그들의 업무능력과 실적을 평가해 주기를 바란다. 이것이 포장된 대통령 보다는 예측 가능한 대통령을 원하는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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