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세 노병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이 보훈”
96세 노병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이 보훈”
  • 박병철
  • 승인 2021.06.01 21:3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낙동강 방어선 참전 조석희 옹
칠곡 평화분수 찾아 6·25 회상
“국민평화군 명예회복·보상
하루 빨리 국가 책무 다하길”
100세바라보는노병
6.25전쟁 당시 낙동강방어선전투에 참전했던 조석희씨는 지난 30일 칠곡평화분수에서 경쾌한 물줄기와 화려한 음악을 즐기는 관광객 사이에서 분수 옆 낙동강만 바라보며 전우 생각으로 깊은상념에 빠졌다.
“호국보훈의 달인 6월만이라도 먼저 간 전우를 기억해 주셨으면 합니다”

호국보훈의 달인 6월을 앞두고 100세를 바라보는 노병이 호국과 보훈의 의미를 일깨워 눈길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6·25전쟁 당시 낙동강 방어선전투에 참전했던 조석희(96·칠곡군 석적읍)씨.

조씨는 호국보훈의 달을 이틀 앞둔 지난달 30일 칠곡평화분수를 찾았다. 칠곡평화분수는 칠곡군이 참천용사의 희생과 헌신을 기리기 위해 마련한 것으로 6·25전쟁을 상징하는 62.5m 길이의 분수대에 55일간의 낙동강 방어선 전투를 상징하는 55m의 고사분수 등 10가지 모양을 갖췄다.

조씨는 6·25전쟁 당시 ‘경찰관’과 ‘국민방위군’이라는 두 가지의 신분으로 참전한 특이 경력의 소유자다. 1950년 6·25전쟁이 발발할 당시 조씨는 25세의 나이로 고향인 칠곡군에서 경찰관으로 복무했다. 낙동강 방어선 전투가 국군의 승리로 기울고 인천상륙작전으로 승기를 잡자 조씨는 경찰관을 그만 두었다. 고향에서 부모님의 농사일을 돕고 전쟁 트라우마를 떨치고자 했다.

그러나 중공군의 참전으로 나라가 위기에 처하자 다시 국민방위군에 입대했다. 1950년 12월 통과된 ‘국민방위군설치법’에 따라 만 17세에서 40세 미만의 제2국민병으로 조직된 군대이다.

조씨는 “국민방위군은 보급품이 부족해 하루에 주먹밥 한 덩어리로 배를 채우고 가마니로 이불을 삼는 참상 속에서 아사자와 동사자가 무더기로 속출했다”며 “하루빨리 당사자와 유족에 대한 명예회복과 보상을 통해 국가의 책무를 다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조씨는 “전우들에게 돌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이 보훈이다. 호국보훈의 달 만큼이라도 전장에서 이슬로 사라진 전우들을 기억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칠곡군은 조씨의 헌신을 기리기 위해 명각비에 이름을 올리고 지난해 6·25참전 70주년을 맞아 열린 ‘대한민국을 지킨 8인의 영웅 행사’에서 호국영웅배지를 수여했다.

칠곡=박병철기자 pbcchul@idaegu.co.kr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