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문화의 변화를 기대한다
정치문화의 변화를 기대한다
  • 승인 2021.06.02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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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복 영진전문대학교 명예교수 지방자치연구소장
국민의힘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뜨는 이유가 무엇일까. 마스크를 쓴 답답함은 정치의 답답함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래 지금까지 뭐에 체한 듯 늘 가슴 답답하게 살아 왔다. 이 전 최고위원이 숨을 뚫어 주고 있다. 그는 국민의힘 당 대표를 뽑는 예비경선 여론조사에서 4,5선의 국회의원 경력에다 원내대표까지 지낸 노련한 정치인들을 물리치고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당대표 최종 선출 결과를 봐야겠지만 현재로선 유리한 위치에 있어 보인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을 연상하면서 국민들은 국회의원 0선의 이 전 최고위원에게 흥미를 가지는 한편 몇 곱으로 중첩 왜곡된 이 땅의 정치문화를 바꿀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기대감도 가지고 있다.

말은 않지만 한국정치와 정치인에게 좋은 마음을 갖지 않는 국민들도 다수 있을 것이다. 문재인 정권은 개혁을 한다면서 자유민주주의와 국민정서에 배치되는 정치·행정을 일삼았고 거대여당은 야당을 무시하면서 대통령의 정책을 무조건 밀어주는 법 제·개정을 해 주는 거수기 역할을 충실히 해 왔다. 대통령은 여당의원을 장관으로 임명하는 선심행정을 하면서 당과 의원을 좌지우지하였고 의원들은 대통령의 눈치 보기에 여념이 없었다. 태평연월의 정치·행정을 하면서 서울·부산시장 선거의 참패는 전혀 예상치 못하다가 늘 자기편이라고 믿었던 2030세대를 비롯한 청년층이 돌아섰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면서 탄식했다.

최근 한 리서치 조사에 의하면 청년층의 불안지수가 위험수위에 도달하고 있다. 전체 성인의 70%가 평소 자신의 삶과 미래에 대해 불안을 느낀다고 했고 특히 20대(78%)와 30대(75%)의 불안감이 가장 높았다. 불안의 종류로는 소득과 일자리에 대한 20대와 30대의 불안감이 각각 83%, 77%로 더 심각했다. 여권에서 청년세대의 민심을 잡는 해법으로 선심성 현금 살포 아이디어를 내 놓고 있지만 잘 먹혀들지 않을 것 같다. 여·야 정당 지지도에서 야당이 여당에 버금가는 것은 민심의 변화를 말해 주는 것이다. 여당만 탓할 것도 못된다.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앞선다는 여론조사는 유의미한 분위기를 말해 주는 것이고 상대적인 개념일 뿐이다. 말하자면 민주당이 잘못하니 그 상대가 올라갈 수 있는 것이다.

이준석 전 최고위원에 대해 국민관심이 크다는 것은 이른바 계파주의, 지역주의, 논공행상 등 구태에서 벗어나 새로운 정치문화를 만들기를 원하는 국민소망의 신호인 것이다. 여든 야든 지금 목을 매는 것은 9개월 정도 남아있는 대선이다. 20년 집권을 꿈꾸던 거대 여당은 젊은 층의 정치문화 변화 추이에 잔뜩 신경을 세우면서 대안 모색에 골몰하고 있다. 여당에서는 대선주자가 거의 확실하게 나와 있다. 모두가 6,70대로 젊은이들이 말하는 꼰대 측에 해당된다. 그들 중 한분은 이준석 전 최고위원의 경우를 보면서 젊은 세대가 전혀 이해하지 못할 장유유서를 들먹였다. 여당에도 신진 젊은 의원들이 다수 있지만 중진들의 힘에 눌려서 끽 소리를 못 내고 있는 형국이다. 젊지만 생각은 구태의연한 정치인도 있다.

민주당의 모 신진의원은 “대선을 앞두고 조국 전 장관 건에 대해 당 차원에서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넘어가야 되지 않겠느냐”는 말에 “민주당원이 아닌데 당이 왜 사과를 해야 하느냐”는 말을 했다. 조국 전 장관이 청와대 수석을 지냈고 청와대와 당의 생각이 늘 같았는데도 그런 말을 하니 젊었어도 생각은 꼰대다.

6·11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대선 주자에 대한 분분한 말이 오가고 있다. 정치에는 계파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은 알지만 당 대표선출에서 계파주의가 지나치면 야권 단일의 대선 후보를 내는데 지장이 있을 것이다. 새로운 정치문화를 만드는 일에 차별성이 있어서는 안 된다. 국민의힘은 아직도 대선후보자로 확정된 인물이 없다. 다수의 후보자가 대기 중이다.

국민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이 선전하고 있는 것은 국민기대를 말하는 것이고 대선을 잘 치뤄야 한다는 묵계다. 누가 당대표가 되든 대선 희망자 어느 누구도 국민의힘 당에 들어와 경선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계파를 말하거나 누구는 된다, 안 된다 하는 것은 국민을 배반하는 것이다. 경선을 거쳐 민주당에 대항할 한사람의 후보자를 내는 것이 국민기대에 대한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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