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교육이야기> 나의 정원에 묻힌 보물을 캐라
<생활 속 교육이야기> 나의 정원에 묻힌 보물을 캐라
  • 채영택
  • 승인 2021.06.30 21:2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탈무드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어떤 사나이가 랍비를 찾아와 오랫동안 살던 도시에서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갈 생각인데 무언가 조언을 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랍비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그 사나이에게 들려주었다. ‘베를린에 사는 한 사람이 어느 방앗간에 보물이 묻혀 있어서 그것을 파내는 꿈을 몇 번이나 꾸었다네. 다음 날 집을 나서 방앗간으로 가서 주의 깊게 파기 시작했지. 그러나 아무리 파도 값이 나갈 만한 물건을 찾지 못했어. 그때 방앗간 주인이 와서 왜 이런 곳을 파느냐고 물어 그간의 꿈 내용을 이야기해 주었지. 그러자 방앗간 주인은 큰 소리로 말했다네. “거참 이상한 일이군요. 나는 베를린에 사는 어떤 사람의 집 정원에 보물이 묻혀 있는 꿈을 몇 번이나 꾸었다오.” 방앗간 주인이 꿈에 본 사람의 이름까지도 털어놓는데 깜짝 놀라고 말았어. 바로 자신의 이름이었거든. 사나이는 얼른 집으로 돌아가 정원을 파보았다네. 아니나 다를까 자기 집 뜰에서 보물이 나왔다네.’ 사나이는 랍비의 이야기를 듣고 집으로 돌아갔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다. 적을 이기기 위해서는 나를 먼저 알아야 한다는 말인데, 우리는 눈이 바깥으로 나 있어서인지 남의 것은 잘 보이는데 ‘내 것’은 잘 보이지 않는다. 이 이야기는 액자 형식으로 이야기 속에 또 이야기가 들어있다. 랍비는 사나이가 이사가려고 하는 이유를 알고 ‘마당의 보물’이라는 비유를 통해 남을 쳐다보지 말고 자신에게 주어진 보물을 캐라고 조언을 해 준다.

자녀 교육에 있어 가장 먼저 버려야 할 것이 있다면 ‘비교하는 습관’이다. 비교는 행복을 방해하는 가장 큰 장애물이자 파멸의 지름길이다. 만능 1등이 되라는 건 아닌데, 우리 아이가 친구들보다 뒤처지는 것을 보면 속상하다. 이것도 잘하고, 저것도 잘하면 좋겠다는 양면적인 감정에 사로잡힌다. 비교하는 마음을 내려놔야 하는데 쉽지 않다. 왜냐하면 그동안 우리도 치열한 비교경쟁사회에서 살아왔기 때문이다. ‘내가 누구일까?’보다 어떻게 하면 사회가 요구하는 점수에 도달하여 살아남을 수 있을까가 인생의 목표였다.

남과 비교당하며 자란 사람은 주위의 시선과 평가에 민감해진다. 과시하고자 하는 욕구와 함께 과정의 성취감보다 결과에 예민해진다. 좋은 결과가 있을 때는 자만해지기 쉽고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이나 결과에는 주눅이 든다. ‘너는 똑같은 학원 다니는데 성적이 왜 이 모양이니?’ ‘친구는 조용한데 너는 왜 이렇게 시끄럽니?’ 이렇게 남과 비교 무시를 당해도 스스로 수치심만 키울 뿐이지 내가 남과 비교 대상 아니라는 당당함이 없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자존감이 낮은 이유가 그 때문이기도 하다.

그리스 철학자 에피쿠로스는 ‘자기가 소유하고 있는 것을 가장 풍부한 재산으로 여기지 않는 자는 비록 이 세상 주인 되어도 불행하다’라고 했다. 채송화는 채송화대로, 나팔꽃은 나팔꽃대로, 장미는 장미대로의 아름다움이 있듯이 우리는 각자의 잠재성을 가지고 태어났다. 즉 우리는 태어날 때 각각의 개성이라 할 수 있는 창의성을 갖고 태어났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라는 말도 있다. 나의 정원에 있는 보물을 캐라.




윤미경 문화교육창작소봄 대표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