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생
2월생
  • 승인 2021.07.12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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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향아

정월은 한 달 내내

경축의 놋쇠 징만 두드리다 가고

사향노루 눈짓하는 3월을 내다보며

옥당목 하얀 바람 기폭처럼 퍼지는

지금은 꿈인가 아릿한 2월

자수정 반짝이는 어름짱 밑으로

뼛속까지 비치는 빙어 떼가 흐르고

입춘 우수 안개는 저음으로 깔려

아슴아슴 지는 날짜 스무 여드레뿐인,

숨 쉬기도 아까워라

짧은 2월에

2월 그날에 나는 처음 울었다

월계수 머리 띠 자랑처럼 두르고

순한 햇살 내 이마에 영광을 적어

천지는 오로지 그리움뿐이더라

2월 그날 나는 처음 눈떴다

◇이향아 =『현대문학』 추천으로 문단에 오른 후,『별들은 강으로 갔다』등 시집 23권.『불씨』등 16권의 수필집,『창작의 아름다움』등 8권의 문학이론서를 펴냄. 시문학상, 윤동주문학상, 한국문학상, 아시아기독교문학상, 신석정문학상 등을 수상함. 현재, 국제P.E.N한국본부 고문, 한국문인협회, 한국여성문학인회 자문위원. <문학의 집· 서울> 이사. 호남대학교 명예교수.

<해설> 시인의 관점에 따라 소소한 소재도 얼마든지 아름다운 시로 탄생할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숭고한 탄생의 날이 저처럼 아름다움으로 다가온다. 그래서 독자는 시를 읽고 감동한다. 바로 시인의 역할이 그기에 있다. 정갈한 언어로 잘 빚은 농주맛이 달콤하다. -제왕국(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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