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온에 장시간 노출 엔진 과열
블랙박스 배터리 폭발 등 원인
장시간 운행 자제·철저 점검
차량용 소화기 비치 등 당부
29일 대구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달 한 달여 만에 대구에서 차량 화재 28건이 발생했다. 이들 화재로 인한 사상자는 1명, 재산 피해는 9천여만 원이다. 지난 28일에는 오후 2시 22분께 동구 도동 팔공산 TG 인근을 지나던 승용차에 불이 났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이 불로 엔진룸이 모두 타 400만 원 상당(소방서 추산)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 2016~2020년 5년간 대구의 차량 화재는 총 832건으로, 이 가운데 30%(246건)가 여름철(6~8월)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월별로는 평균 최고 기온이 32도를 넘나 드는 8월에 94건 발생해 가장 많았다.
원인별로 살펴보면 엔진 과열, 과부하 등과 연관성이 깊은 ‘전기·기계적 요인’과 복합적 원인으로 입증하기 어려운 ‘원인 미상’이 전체의 76%를 차지했다. 소방 당국은 △여름철 장시간 차량 운행과 에어컨 사용으로 인한 엔진 과열 △고온의 외부 복사열에 의한 엔진 온도 상승 등을 주요 원인으로 분석했다.
한여름에는 엔진 온도가 200~300도까지 상승해 엔진 내부 오일이나 연료의 누설, 냉각수 기능 저하, 배선 피복 손상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 여름철에는 차량 실내 온도가 80℃ 이상까지 오를 수 있기 때문에 라이터나 휴대용 부탄가스, 휴대폰 배터리, 내비게이션·블랙박스 등 배터리 내장 제품이 차량 내부에서 고온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폭발할 위험도 있다고 소방 당국은 경고했다.
이 밖에도 태양열로 달궈진 도로에서 주행 중 타이어 펑크 등 마찰에 의한 화재가 종종 발생해 운전자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이영익 대구소방안전본부 화재조사팀장은 “장시간 운행 자제와 철저한 차량 점검과 등 조치는 여름철 차량 화재 예방에 도움이 된다. 차량용 소화기를 비치해 초기 화재에 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정은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