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은 문해(文解)의 달
9월은 문해(文解)의 달
  • 승인 2021.09.08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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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용 대구평생학습진흥원장
“먹고 살기 힘들 때도 한 푼 두 푼 저축하며

앞날의 희망을 위해 저축하며 살아왔네.

아들 딸 키우면서 먹이고 입히며 학비가 들 때마다

노후 연금이라 생각하고 정성껏 키웠네.

황혼의 늦깎이 학생이 되어 한 자 두 자 배우니

연금 쌓이듯 배움의 실력이 쌓이네.

그 열매로 연금도 받고 자녀들의 효도도 고맙지만

배움을 통한 성취의 기쁨과 자신감은 더욱 행복하고 든든하다.”

위의 시는 올해 대구 성인문해교육 시화전에서 대구광역시장상 수상작으로 뽑힌 ‘배움의 노후 연금’이라는 작품이다. 올해 대구 성인문해 시화전에는 모두 79개의 보석 같은 작품이 출품되었고, 치열한 경쟁 끝에 13개 작품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하지만 문해교육 시화전이 우리에게 주는 감동과 교훈은 수상 여부와는 별개다. 비록 수상작으로 뽑히지 않은 작품에서도 여느 유명 시인의 작품이 주는 그 이상의 울림과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이맘 때 시화전을 개최한 것은 9월 8일이 유네스코가 문맹 퇴치의 중요성을 일깨우기 위해 정한 ‘세계 문해의 날’이기 때문이다. 대구평생학습진흥원은 대구시와 함께 세계 문해의 날인 9월 8일을 전후해 문해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기 위해 매년 시화전을 개최한다. 올해는 9월 7일부터 26일까지 대구 수성구 범어네거리 지하공간에 있는 범어아트스트리트에서 40여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어쩔 수 없는 환경 때문에 배움의 기회를 놓친 분들이 늦게나마 글을 배우고 삐뚤삐뚤한 솜씨로 써내려간 작품에서 느껴지는 진솔함과 깊이는 경건한 마음마저 들게 한다.

무엇인가 시작을 주저하고 있는 이들에게는 큰 용기와 자극을 안겨준다.

혹자는 디지털 문명이 지배하는 21세기에도 비문해자가 있다는 사실이 새삼스럽다고 말하지만, 2017년 교육부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가운데 일상생활에 필요한 기본적인 읽기, 쓰기, 셈하기가 불가능한 수준의 비문해자 비율이 7.2%에 이른다. 2015년 통계청의 인구주택 총 조사에 따르면 대구의 경우 중학교 중퇴 이하의 저학력 성인 비율이 12.9%로 전국 7개 특·광역시 가운데 가장 높다.

흔히 글을 깨우치는 것을 가리켜 세상을 보는 눈을 뜨는 것이라고 한다. 글을 배우고 난 이후 세상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졌다고 말하는 어느 늦깎이 학생의 소감은 학습에서 소외되는 시민이 없도록 하는 정책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웅변처럼 말해준다. 바야흐로 등화가친의 계절, 문해교육 시화전을 찾아 인생 후반전 경기를 멋지게 펼치고 있는 선수들의 땀과 열정을 느껴보시고 용기와 자극을 경험해 보시기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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