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아 감소에 코로나까지…위기의 소아청소년과
출생아 감소에 코로나까지…위기의 소아청소년과
  • 조재천
  • 승인 2021.09.26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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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대구 출생아 15% 줄어 1만1천여명
개인위생 철저한 관리에 환자 수 급감
해당과목 지원 인턴 숫자도 해마다 감소
머지않아 소아과 의사 사라질까 우려
최근 대구 지역 출생아 수가 급감한 데다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의료계에서 비인기 과목으로 불리는 소아청소년과가 타격을 받고 있다. 해당 과목에 지원하는 인턴 숫자도 해마다 감소하고 있어 머지않아 젊은 소아과 의사들이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구 동구에 위치한 Y 소아청소년과의원 원장은 “출생아 수가 감소하면 절대 환자 수는 줄어드는 게 당연하지만, 그 영향이 나타나기까지는 시간이 조금 걸린다”며 “출산율 감소가 장기적으로 이어지면 폐업하는 소아과 의원이 늘어날 거고, 또 소아과 레지던트가 유입되지 않는다면 소아청소년 환자를 치료할 의사도 차츰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국내 출생아 수는 27만 2천300명으로 집계돼 사상 처음으로 30만 명 아래로 떨어졌다. 특히 대구 지역 출생아 수는 1만 1천193명으로, 직전 연도 대비 15.4% 감소해 전국 17개 광역 지자체 중 감소율 폭이 가장 컸다. 2012년 출생아 수와 비교하면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이다.

Y 의원 원장은 “지금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소아 환자를 받지 않고 개인 병원으로 보내는 사례가 많아 보호자들의 불만이 상당하다”면서 “앞으로 4~5년 정도 소아과 레지던트가 들어오지 않으면 5~10년 지나 젊은 소아과 의사가 사라질 거고, 그 자리를 가정의학의나 내과의 등이 대신하면서 소아과 전문의가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소아청소년과는 코로나19 사태로 큰 타격을 받은 과목 중 하나이기도 하다. 마스크 쓰기, 손 소독 등 개인위생 관리가 철저히 이뤄지면서 소아청소년과 의원을 찾는 환자 수가 급격히 감소했다.

남구 소재 M 소아청소년과의원 원장은 “작년부터 마스크 쓰기 등을 잘하고 있다 보니 독감에 걸리거나 아픈 환자들이 확실히 줄었다. 이 여파로 지인 2~3명이 소아청소년과의원을 운영하다 최근 문을 닫았다”면서 “지금은 백신 접종으로 바쁘지만 한시적인 업무이기 때문에 이후를 생각하면 막막한 심정이 든다”고 말했다.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지역 소아청소년과 의원 수는 111개로, 직전 연도(112개)와 비교해 크게 차이 나지 않았다. 소아청소년과를 운영 중인 병원은 2019년 9곳에서 지난해 10곳으로 1곳 늘었다.

시 관계자는 “출생아 수 감소와 코로나 사태 영향으로 소아과 진료 환자는 줄었겠지만, 병·의원 숫자 감소로 바로 이어지진 않았다”며 “운영을 그만두는 개원의가 있더라도 내부적으로는 명의 변경이 있었을 수 있다. 또 신도시에 위치한 의원은 적자가 나더라도 시장 선점을 위해 그 자리를 지키려는 경향이 있어 이러한 점들이 작용하지 않았나 싶다”고 분석했다.

조재천기자 cjc@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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