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학동 인근 사찰 납골당 갈등 ‘격화’
도학동 인근 사찰 납골당 갈등 ‘격화’
  • 박용규
  • 승인 2021.11.01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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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 주민들 내건 현수막 불 타
“찬성 측의 몰상식한 행위 경악”
사찰 주인 “방화범 우리와 무관”
도학동인근-납골당설치반대현수막수거
한 남성이 ‘납골당 설치 반대’ 현수막을 수거하고 있는 모습. 독자 제공

대구 동구 도학동 주민들과 인근 A사찰 간 납골당 설치를 둘러싼 갈등(본지 9월 24일자 8면, 10월 12일자 8면 보도)이 지속되는 가운데, 최근 사찰 앞에서 한바탕 소란이 일어나 주민들은 “사람 대 사람으로서의 도리에 어긋나는 일”이라며 격분하고 있다. 반대 주민들이 내건 현수막을 납골당 설치 찬성 측이 무단으로 거둬서 불태웠다가 주민들에게 적발된 것이다.

1일 도학동 반대 측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정체 불명의 한 남성이 인근에 걸린 반대 현수막 100여 장 중 절반을 거둔 다음 사찰 옆 공터에서 불태웠다. 전날 밤~당일 새벽 사이 현수막을 모두 수거한 후 당일 오전 공터에서 소각했다는 것이 주민들의 전언이다.

해당 사건은 현재 동부경찰서가 내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소방서 등에 따르면 29일 오전 10시 38~40분께 신고가 접수돼 현장으로 출동했으나 도착 당시는 이미 화재가 완진된 상태였으며, 출동한지 1시간 30분 정도 지난 후 귀환했다. 소각된 물체는 폐자재, 현수막 등이다. 주민들은 A사찰 현 주인 측이 관여한 소행으로 의심하고 있다. A사찰과 주민 측이 4~5년 전에 장사시설 미설치를 합의했음에도 최근 들어 사찰 주인이 바뀌면서 다시 납골당 설치를 재추진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주민 대표 B 씨는 “28일 오후까지는 주민들이 보초를 서고 있었기 때문에 별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며 “주민들이 자리를 떠난 후부터 다수 인원들이 벌인 소행임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돈은 돈대로 나가고 힘은 힘대로 들고 엄청 고통받고 있는데 와중에 이런 몰상식한 일까지 벌이니 기가 막힐 노릇”이라고 울부짖었다.

이에 대해 A사찰 현 주인 측은 “(불을 지른 사람은) 우리와는 아무 관계가 없는 사람이다”라고 의혹을 부인하며 “납골당 설치 여부에 관해선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겠다”고 말했다. 납골당 설치 요청을 반려한 동구청과 A사찰 간 이달 법정 공방(행정 소송)을 앞두고 있다.

한편 A사찰의 한 스님은 “건물주 측과 주민들 간의 갈등일 뿐 우리는 아무것도 모른다”면서 “요새는 아주 난리도 아니다. 우리는 여기서 상주하고 있는데 날마다 문 앞에서 오디오 소리가 들리니 살 수가 없다”고 호소했다.

박용규기자 pkdrg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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