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하 지사, 조선회복연구단 활약
대구보훈청, 자택 방문 위문품 전달
대구·경북지역은 ‘독립운동의 성지’로 손꼽히는 곳으로 이 뜻에 더욱 마음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안타깝게도 76년 이상 세월이 흐른 탓에 지금까지 생존한 애국지사는 국내 13명, 국외 3명 등 16명밖에는 남지 않았다.
대구·경북지역에서는 두 분밖에 남지 않았는데, 권중혁(100)·장병하(94) 지사가 그들이다.
권중혁 지사는 1944년 ‘대구24부대 학도병 탈출 의거’의 주역 중 한 분이다. 권 지사는 그해 1월 일본군 대구24부대에 학도병으로 강제 징집된 후 이에 분노해 같은 부대의 동료 27명과 탈출 계획을 세웠다. 그 후 7개월간 탄약고 폭파, 일본군 독살 계획 등이 무산되고 마지막 계획을 실행에 옮겨 그해 8월 8일 밤 동료들과 함께 탈출에 성공한다. 하지만 이윽고 일제 군경에 잡혀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복역하다가 1년 뒤인 8·15 광복 후 출옥했다. 정부는 지난 2005년 그의 공훈을 기려 건국포장을 수여했다.
장병하 지사는 경북 안동농림학교 학생들이 1943년 조직한 비밀결사 ‘조선회복연구단(朝鮮回復硏究團)’의 일원으로 활약했다. 그는 일제의 후방을 교란하는 임무를 맡았다. 단원들은 1945년 3월 일본 육군기념일에 총궐기하기로 계획을 세우고 거사를 추진했으나 사전 발각됐다. 장 지사는 5개월간 옥고를 치르다 광복 후 대구지검 안동지청에서 기소유예로 풀려났다. 정부는 1999년 그에게 대통령표창을 안겼다.
장정교 대구지방보훈청장은 17일 제82회 순국선열의 날을 앞두고 지난 10일, 두 분 애국지사 댁을 방문해 국가보훈처장 명의 위문품을 전했다. 장 청장은 직접 위문품을 전달하면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순국선열의 날은 1939년 11월 중국 상해 대한민국임시정부 임시의정원 제31회 임시총회에서 시작을 알렸다. 한국독립군의 수장으로 대전자령 승전(1931년)을 이끌었던 지청천과 임시정부의 비서장 차이석 등 6인의 독립운동가가 ‘망국일인 11월 17일을 순국선열공동기념일로 제정하자’고 제안했다. 11월 17일이 망국일인 이유는 1905년 당월 당일 을사늑약이 체결돼 일제에 주권을 빼앗겼기 때문이다.
박용규기자 pkdrgn@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