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개정 교육과정을 바라보며
2022 개정 교육과정을 바라보며
  • 승인 2021.12.09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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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견숙 경북대학교사범대학 부설초등학교 교사
지난 달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의 주요 내용이 발표되었다. '더 나은 미래, 모두를 위한 교육'의 주제 아래 7차 교육과정을 개정한 교육과정이다. 국민과 함께하는 교육과정이라는 비전 아래 지난 5월부터 10만여 명의 대국민 설문조사를 포함하는 등 현장의 의견이 대폭 반영되었다. 이번 교육과정 개정의 방향은 미래 역량의 함양을 위한 교육과정, 학습자의 주도성을 강화하는 교육과정, 개별 성장을 지원하는 교육과정 등에 초점이 있다. 개정 교육과정이라 하지만, 그 변화의 폭은 큰 편이다. 공표 이후 현장 곳곳에서의 다양한 논의가 활발하다.

무엇보다도 고교학점제 운영에 대비한 수업 이수 학점 감축, 자유학기제의 시도별 자율적 선택 등은 가장 큰 정책적 전환이 될 수 있다. 이번 개정으로 고교학점제가 실질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육과정 운영의 유연화, 다양화를 위하여 고등학교 수업에서 국어, 수학, 영어, 사회 등의 소위 주요과목의 시간이 총 100시간이 넘게 줄어들었다. 그러한 줄어든 시수를 활용하여 학생들은 융합선택이나 진로선택과목을 듣게 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학습량 축소에 대하여 기초학력 저하에 대한 우려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아이들을 책상에 오래 앉히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학습의 목적이 '미래에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라는 점에서 학생 맞춤형 수업으로의 이동은 필수불가결하다. 흥미, 적성 등 모든 것이 다른 학생들에게 똑같은 수업을 더 하는 것이 학생의 기초학력을 높이는 방안은 아닐 것이다. 어떻게 제대로 가르치느냐, 그리고 무엇이 정말 중요한 교과가 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교육에 반영되어야 하는 시점이다. 이번 고교학점제의 운영으로 그러한 고민이 해결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한편으로 진로교육의 강화 역시 개정교육과정의 큰 변화다. 교육부의 자료에 따르면 현장의 학생과 학부모는 공통적으로 진로를 준비하는 과정, 체계적인 진로-진학교육의 강화 등을 요구하고 있었다. 개정 이후에는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3학년에서 진로연계학기를 운영하게 되었다. 중학교 자유학년제에서 자유학기제로 운영 기간이 줄어들었지만, 모든 학교급으로 진로교육이 확산된 셈이다. 학교급이 변화할 시기의 진로교육은 특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교육현장에서도 진로교육에 대한 요구가 대단히 높으며, 점점 높아진다는 것을 느낀다. 사실 사회적 변화 속도가 빠르고 다각적으로 변화하기에, 부모나 교사 역시 그 변화에 따라가지 않으면 진로교육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 그저 공부나 열심히 하면 된다는 생각은 구시대적 사고방식이다. 학생들이 진로를 충분히 탐색하고, 자신의 진로를 구체적으로 설계하는 과정은 스스로에게 학습의 의미와 목표를 깨닫게 해 준다. 이는 더욱 효과적이고 의미 있는 학습으로 이어질 것이다. 중등학교뿐만 아니라 초등학교에서도 진로교육이 활성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이 부분의 개정은 기대가 큰 부분이다.

그 외에도 민주시민교육, 일과 노동의 의미와 가치, 생태전환교육, 디지털 기반 교수·학습 혁신 등이 교육목표에 반영되는 것도 교육과정의 새로운 변화다. 사실 이러한 변화에 대하여서는 다소 정치적인 논란도 많다. 하지만 환경, 시민성 등 학생들에게 교육적으로 필요한 부분임에 분명하다. 코로나 이래로 급박한 가운데 나름대로 정착된 디지털 인프라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도 강화되어야 한다. 초등학교 1-2학년군에 한글 익힘을 지원하는 교육을 강조하고, 신체활동을 강화하는 것도 인상적이다. 창의적 체험활동 내 자율, 동아리, 봉사, 진로의 네 가지 영역 중 항상 애매한 구석이 있던 봉사활동이 통합된 것도 더 나은 방향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번에 공표된 2022 개정 교육과정은 초등학교의 경우 2024년 1-2학년군부터,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는 2025년 1학년부터 차례로 적용될 예정이다. 교육과정의 변화로 학생들이 실험대에 오르는 일이 없도록, 남은 기간 동안 교육공동체 모두에게 충실한 준비가 필요할 것이다. 모두를 위한 교육이 실천될 수 있도록 모두의 지혜를 모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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