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흔드는 그대
나를 흔드는 그대
  • 승인 2021.12.27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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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언(靑民)

그대를 사랑하지만
그래도 멀어지자 마음먹었습니다
며칠 밤이 흘렀습니다
그리움은 어둠처럼 밀려오고
이 밤 별빛이 아니어도 마음이 시려옵니다

소나기 내린 여름날의 강물처럼
멀어짐 아닌 깊어짐 되어
내 작은 가슴에
한 송이 연꽃으로 다가오는 그대
그 향기에 쓰러지는 외로움

사랑은 나를 다시
초원으로 데려다 놓았습니다
그대를 잊자던 다짐은
허무하게 무너져 내렸습니다

무성한 그리움이
풀잎처럼 속삭이는
깊은 이 밤에도
별빛의 시림보다
달빛의 떨림보다
차라리 몸부림되어 나를 흔드는 그대

◇박철언= 1942년 경북 성주 産. 서울법대졸, 변호사, 법학박사, 건국대학교 석좌교수, 제3회 순수문학 신인문학상수상(95년),영랑문학상대상, 제20회 김소월문학상(18년) 시집: 작은 등불 하나, 따뜻한 동행을 위한 기도, 바람이 잠들면 말하리라, 산다는 것은 한줄기 바람이다.

<해설> 지극히 사랑하기에 애써 멀어지기로 한 이는 사실은 그리움에 몸살을 앓고 있다. 별빛과 달빛보다 더 흔들리면서도 참고 있는 이유는 오로지 그대를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지켜주기 위한 것. 아! 차라리 이렇게 힘든 모습을 보이느니 다가가서 어깨라도 안겠다는 생각을 하기 십상이지만, 다행히도 화자는 이겨내고 있는 중이다. 사랑은 이렇게 하는 것인가 보다. -정소란(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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