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우 칼럼] 돈으로 산 평화보다 힘을 통한 평화가 정답이다
[윤덕우 칼럼] 돈으로 산 평화보다 힘을 통한 평화가 정답이다
  • 승인 2022.02.07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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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우 주필 겸 편집국장
돈으로 산 평화는 오래 지속될 수 없다. 힘을 통한 평화만이 지속될 수 있다. 국론이 분열되고 힘이 없으면 언제든지 외침(外侵)을 받을 수 있다. 인류 역사가 주는 교훈이다. 왕조와 강대국의 흥망성쇠를 봐도 그렇다. 외침을 받으면 가장 피해를 보는 것은 힘없는 국민들이다. 위기는 항상 위정자들과 국민들의 안보 불감증에서 비롯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7월 24일 "남북의 화해와 항구적인 평화는 여야, 보수·진보의 문제가 아닌 우리 온 국민, 크게는 인류의 공통과제로 이 길을 열어가는데 모든 국민들이 뜻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북한의 행동은 문 대통령의 의사와는 전혀 딴판이다.

북한이 1월에만 7차례 미사일을 발사했다. 북한은 지난달 5일과 11일 '극초음속미사일'이라고 주장하는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한 데 이어, 14일과 17일·27일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쐈다. 또 지난달 25일엔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발사했고, 30일엔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의 검수 사격 시험을 했다. 북한은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함으로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를 위배했다. 미국이 세워둔 레드라인(red line)에도 근접했다. 핵실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기준으로 한 레드라인에 대해 북한은 지난 달 20일 모라토리엄(유예) 파기를 시사한 바 있다. 따라서 북한의 무력시위는 계속될 전망이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달 극초음속 미사일 등 각종 미사일을 7차례나 쏘아올린 직후인 지난 1일 '위대한 승리의 해 2021'이라는 선전 기록영화(다큐멘터리)도 방송했다. 북한의 M-2018 최신형 자주포 영상도 16초 가량 포함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초부터 공을 들여온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종전선언→평화협정 체결→항구적 평화체제)도 완전히 멈출 위기에 처했다.

지난 3일 첫 대선 후보 TV토론회를 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외교·안보'분야에서 입장이 확연하게 다르다. '취임 이후 미국·일본·중국·북한 중 어느 나라부터 정상을 만날 것인지'질문에 윤 후보는 "순서를 정하라면 미국 대통령, 일본 수상, 중국 주석을 만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미리 정해 놓을 필요가 없다. 유용한 시점에 상대를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두 후보는 '사드 추가 배치'에 대해서도 완전히 다른 입장이다. 윤 후보는 "북한이 수도권을 겨냥할 경우 고각(高角) 발사를 하는 경우가 많기에 당연히 수도권에 필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이 후보는 "'혐중정서'에 편승해 중국과 한국의 관계를 이간질하고, 갈등을 부추기는 정책을 해서는 안 된다"며 "왜 사드를 배치해 중국의 반발을 부르고, 경제를 망치려하냐"고 했다. 이 후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지만,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이 후보에게 "반미(反美) 친중(親中) 노선으로 보인다"고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설날인 1일 남북통일 문제에 대해 "평화통일은 우리에게 힘이 있을 때 가능한 것"이라고 했다. "평화는 구걸하거나 말로만 외치는 것이 아니라 힘이 뒷받침되어야 우리가 바라는 자유·평화 번영의 통일을 이룩할 수 있다"고 했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인천 강화군 평화전망대를 찾아 "평화통일은 우리 헌법에 대통령의 의무로 명시된 국가의 목표이자 가치"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여야는 설날에도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 추가 배치 공약을 놓고 설전을 주고 받은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후보 직속 평화번영위원회는 이날 '윤석열 후보는 북한의 도발에 맞장구치는 대국민 안보 사기극을 즉각 중단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윤석열 후보는 민주당과 이 후보의 비판에 대해 "제가 전쟁광이라고들 이야기하는데, 정부라는 것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임무"라고 했다. "사드라는 것은 공격용 무기가 아니라, 대한민국을 향해 발사하는 그 미사일이 낙하하는 종말 단계에서 그것을 공중에서 방어하는 방어용 무기"라며 "방어용 무기를 구축하는 것을 전쟁광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안보를 포기한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후보는 윤 후보를 향해 "정치적 이익을 위해 당리당략적으로 안보에 위해를 가하는 '안보 포퓰리즘'은 비난 받아 마땅하고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대통령 선거가 30일 남았다. 표심의 향방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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