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묵화 향기 가득한
수성 못
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린다
연두색 옷 입은
수양버들 사이로
내리는 비는
우리들 삶의 저마다
숨겨둔 시름도
씻어 내릴까
어제 캔 쑥 한 움큼을
저녁상에 놓으니
방안에 봄 향기 가득하다
저마다의 가슴으로 오는
봄
◇최옥영= 1941년 대구에서 출생. 2007년 <문학예술> 신인상 당선
<해설> 봄을 맞는 소회랄까 설레고, 안타깝고, 그리운 감정들이 함께 어울려 싱싱한 들꽃들로 피어난다. 누가 봄 아니랄까 봐 냄새마저도 싱그러운 것이 봄이다. 사연이야 어떻든 즐기며 사는 것도 인생의 한 봄이 아닐까? -정광일(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