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동계올림픽과 반중 정서
2022년 동계올림픽과 반중 정서
  • 승인 2022.02.20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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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재일 영남이공대학교 여행·항공마스터과 교수
‘함께하는 미래’라는 슬로건을 기치로 지난 2월4일부터 시작된 제24회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17일간의 여정을 마감하며 2월 20일 폐회식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세계적으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위기에서 열린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개막 전부터 미·중 양국의 정치적 갈등과 신장 자치구 위구르족 인권 탄압 문제까지 부각되며 순탄치 않은 일정을 예고하였다. 지난해 12월 미국이 동계올림픽에 정부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는‘외교 보이콧’을 선언한 이후 서방의 국가 지도자들이 대거 개막식에 불참하는 사태까지 겹치며 애초부터 반쪽 대회란 우려도 있었다. 개회식 초반 중국의 오성홍기 게양식 과정에서 55개 중국 소수민족을 대표하는 인물 가운데 한복을 착용한 여성이 등장하면서 한국에서 문화공정 논란으로 이어지는 파장도 만만치 않다. 개막 전부터 불안했던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본 경기가 시작되자 대회 초반 쇼트트랙에서 중국 선수들을 제외한 외국 선수가 연일 대거 실격 처리되는 사태로 편파 판정 논란을 유발하고, 올림픽에 참가한 각국의 선수단이 판정에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는 등 여론도 호의적이지 않다. 세계 각국에서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편파 판정을 두고 “중국 동네 체전, 북경운동회”라는 비아냥도 이어진다.

세계인들의 화합을 도모하고 축제의 장이 되어야 할 올림픽 본래의 취지는 무색해지고, 주최국 중국을 향해 비난과 분노를 표출하는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동계올림픽 개최로 중국 수도 베이징은 동·하계 올림픽을 모두 개최한 세계 유일의 도시가 되었다.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이 부상하는 중국의 위상을 전 세계에 알린 계기가 되었다면 2022년 동계올림픽은 세계 G2 국가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며 중화민족의 대국굴기를 과시하는 무대이기도 하다. 또한, 정치적으로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통해 올해 10월에 열리는 중국 공산당 제20차 당대회에서 시진핑 주석의 장기 집권의 발판으로 삼고자 하는 포석도 존재한다. 세계의 각 나라는 올림픽 개최를 통하여 자국의 국력과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기회의 장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개최국은 성공적인 올림픽 행사를 위하여 국가의 모든 역량을 집중한다.

따라서 올림픽을 개최한 국가가 행사의 주역으로 주목받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번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개최한 중국은 주목보다는 지구촌의 많은 국가로부터 비호감의 아이콘으로 전락하였다. 정당한 경쟁을 통한 스포츠의 페어플레이 정신보다는 자국의 우월함과 공세적 민족주의를 스포츠에 표방하는 편협함으로 인해 대회 운영은 물론 흥행에서도 외면받은 역대 최악의 동계올림픽으로 기록될 가능성도 농후하다.

1992년 8월 24일, 한국과 중국이 수교한 이후 올해는 한중 수교 30주년이 되는 해이다. 그간 양국 간 교역 규모는 40배 증가하였으며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다. 하지만 수교 30주년을 맞은 현재, 한·중 양국의 우호가 증진되기는 고사하고 시간이 갈수록 상대국에 대한 호감도가 악화일로에 있다. 지난 1월 12일, 서울대 아시아연구소가 발표한 ‘2021 한국인의 아시아 인식 설문조사 결과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성인 남녀 1천31명을 대상으로 미국, 중국, 일본, 프랑스, 호주, 독일, 베트남 등 주요국 20개국에 대한 국가별 호감도를 조사한 결과 ‘가장 믿을 수 없는 나라’로 북한과 일본을 제치고 중국이 1위를 차지하였다. 중국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무려 90.7%이며 반면 신뢰한다는 응답은 6.8%에 불과하다.

특히 2030 세대의 경우 일본보다 중국의 비호감도가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되는 등 중국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심각한 수준으로 팽배해 있다. 반중 정서가 고조되는 근본적인 원인 제공자는 중국임을 부인할 수 없다. 중국은 그동안 동북공정을 통한 역사 왜곡, 지속적인 문화공정, 사드 배치로 인한 경제보복과 한한령, 중국발 황사 등 환경 오염, 북한 편향 정책, 코로나19 발병 부인 등 수많은 원인 제공으로 반중 정서를 자초하였다. 2017년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미·중 정상회담에서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한국은 역사적으로 중국의 일부였다”라며 소국이 대국을 섬겨야 한다는 오만한 역사관 및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 시 베이징대 연설에서 중국을 “높은 산봉우리의 대국으로, 작은 나라 한국이 중국몽과 함께할 것”이라는 발언도 현 정권의 지나친 친중행태와 함께 반중 정서에 한몫을 제공하였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반중 정서는 ‘공정’을 중시하는 2030 세대는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여 소셜미디어에는 “일본은 백 년의 적, 중국은 천년의 적, 노 차이나”라는 비판적인 여론이 회자하는 등 반중 감정이 쉽사리 해소될 것 같지는 않다. 중국은 외형적으로 이른바 ‘대국’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중화사상’이라는 오만한 국수주의를 버리지 않는 한 국제사회에서 21C 글로벌 리더로 인정받기는 어렵다. 국력이 커지면 국격도 성숙해야 진정한 대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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