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신임 대통령 윤석열에게 바란다
[의료칼럼] 신임 대통령 윤석열에게 바란다
  • 승인 2022.03.13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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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혁 대구시의사회 공보이사·신경과 원장
치열했던 대통령 선거는 국민의 힘 윤석열 후보가 0.8%차이로 신승을 거두면서 막을 내렸다. 국민의 반은 윤석열 후보의 당선을 기뻐할 것이고 또 다른 국민의 반은 이재명 후보의 낙선을 슬퍼할 것이다.

적폐 청산을 외치며 많은 국민들의 기대 속에 탄생한 문재인 정부는 결국 정권 재창출에 실패하고 말았다. 시민들의 촛불혁명으로 탄생하였지만 부동산 정책의 실패, 편 가르기, 내로남불 등의 문제점등으로 국민들에게 실망감을 준 채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다.

윤석열 후보는 정치에 입문한지 8개월 남짓밖에 되지 않은 정치 신인으로서 국회의원 경력도 없이 대통령에 당선이 되었다. 한국 현대정치사에서 87년 개헌 이후 이어져온 ‘10년 집권론’의 철칙까지 깨뜨려 버렸다. 이는 현 보수 정당이 잘해서라기보다는 국민들이 정부와 여당에 대한 실망과 분노가 크기 때문일 것이다.

의료계도 지난 5년간 힘든 시간을 보냈다. 공공의대 신설과 의대 정원 확대 등으로 정부와 극한 대립을 하였고 현재도 코로나 19가 끝나지 않은 상황 속에서 직역간의 갈등을 키우는 간호사법을 추진하면서 마찰을 빚고 있다. 2년간의 코로나 시국에서도 오로지 K 방역의 홍보에만 치중하고 타 선진국들보다 늦은 백신 수급, 고무줄 늘이듯이 수시로 바뀌는 백신 접종 간격, 오랜 기간 이어진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자영업자들의 파산 등 부실한 코로나 대응으로 국민들을 힘들게 하였다.

의료인의 한 사람으로서 앞으로 대한민국을 5년간 이끌어갈 새로운 정부는 의료정책을 단순 표를 위한 포퓰리즘 정책이 아닌 국민 건강권을 우선으로 하기를 바란다. 지난 문재인 정부는 소통과 보편적 복지라는 미명아래 전문가보다는 감성에 호소하는 정책을 주먹구구식으로 마구 만들었다. 문재인 케어는 의료비에 대한 걱정 없이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지만, 정치적 실적에만 치중하여 중증환자나 희귀난치질환자에 대한 보장은 오히려 퇴행하였다. 단순히 고가의 약재라는 이유로 보험적용이 되지 않아서 저소득의 희귀난치성 질환자들이 치료를 받지 못하거나 상당한 경제적 부담을 안는 경우가 많은 상황이다. 새 정부에서는 문재인 케어를 비롯한 여러 선심성 정책들의 전면 재검토 및 분야별 전문가와의 깊이 있게 소통하는 국정운영을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리고, 필수의료분야를 담당하는 의료진들이 좀 더 좋은 여건 속에서 국민들의 건강을 책임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었으면 한다. 몇 년 전에 이국종 교수 신드롬이 불면서 중증외상센터와 바이탈 과에 대한 관심과 처우 개선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진 적이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아직도 많은 외과 의사들이 4년간의 힘든 수련의를 보낸 후에 수술용 칼보다는 피부미용을 위해 레이저 기계를 다루거나 통증 환자들을 보고 있는 실정이다. 필수의료분야를 기피를 하는 것은 의사 수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처우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간호 인력의 원활한 수급을 위해 2008년부터 간호학과의 신,증설을 추진해 왔지만 최근에 신규간호사들의 이직률은 오히려 더 증가하였다. 이처럼 필수의료분야의 부족은 단순히 의대정원 확대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생명을 직접 다루는 바이탈 과에 대해 적절한 건강보험 수가 인상 및 처우 개선 등을 시행하여, 중환자들을 진료해야 하는 의사들이 담당 전공을 포기하고 피부미용 같은 비급여 분야로 가는 것을 막고 중환자실과 응급실을 담당하는 간호사가 열악한 환경 때문에 그만두는 일이 없어져야 할 것이다.

의료계는 수십 년 전부터 정권이 바뀔 때 마다 같은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며 개선을 요구 하였다. 지금까지의 정부는 전문가의 의견보다는 표를 바라보는 표풀리즘을 더 추구하였다.

‘우리는 산이 아니라 돌멩이에 걸려 비틀거린다’라는 인도 속담이 있다. 여태 여러 돌멩이들에 걸려서 제대로 산하나 넘어보지 못했다. 문재인 정권처럼 오히려 더 큰 바위로 막는 정책을 펼쳐서는 안 된다.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막고 있는 돌멩이들이 무엇인지 잘 파악했다면 이제 과감히 걷어내야 한다. 새로운 정권이 그것을 해주기를 바란다. 그렇게만 된다면 의료계는 국민과 함께 코로나, 더 나아가 팬데믹 속에서도 국민 건강 보호라는 거대한 산을 넘을 수 있을 것이다.

윤석열의 대통령 당선을 축하드린다. 부디 당신들의 대통령이 아닌 우리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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