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SR(수서발 고속철도 운영회사) 본사, 대구로 이전하자
[기고] SR(수서발 고속철도 운영회사) 본사, 대구로 이전하자
  • 승인 2022.04.1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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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철 칼럼니스트
“우리는 방금 또 다른 역을 지나갔다. 마치 날고 있는 것 같다.”

170여년 전 영국 소설가 찰스 디킨스가 기차를 탄 후, 남긴 말이다.

찰스 디킨스에게 신세계를 보여 준 철도와 기차는 세계의 역사를 바꿨다. 유럽 변방 섬나라 영국은 기차를 통해 제국으로 도약했고, 미국은 철도로 광대한 영토를 하나로 묶어 최강국이 되었으며 세계 최초 고속철 신칸센은 일본 고도성장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철도는 ‘아픈 손가락’이었다. 구한말부터 철도부설로 인해 많은 것을 일본에 빼앗겼고 식량과 자원의 수탈 통로로 악용되었다. 그러나 눈부시게 발전한 현재의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철도는 일등 공신이었다. 고속철도는 전국을 반나절권으로 만들었고 KTX역세권 등 우리 사회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고속철도 개통 이후 수도권의 강력한 흡인력에 지방이 쪼그라드는 현상인 ‘빨대효과가 나타났으며 행정중심복합도시가 건설되면서 고속철도는 수도권을 충청권까지 확대시키는데 일조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기차역은 서울역이다. 하지만 동대구역이 열차 정차 횟수 1위, 전국 수요 2위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대구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기차를 애용하는지 알 수 있다. 얼마 전, 포화상태인 동대구역의 기능을 분산하고 대구권 광역철도 및 산업선, 달빛내륙선(대구~광주)의 중심이 될 서대구역이 개통되었다. 서대구역의 개통은 작게는 대구 지역 내 균형 발전의 초석이고, 크게는 국토의 동서축 교통망 확충을 상징하는 사업이다.

이번 기회에 SR 본사를 대구로 이전하여 지방의 성장 모델로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기존 남북축 중심의 철도망을 동서축으로 확장·성장시키는 전초기지로 서대구역을 활용하고 인근 지역에 관련 기업을 유치하여 클러스터화 하는 것이다. 대전에 본사가 있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SR지분 41%를 보유하고 있고, 사장 추천권도 갖고 있다. 한국철도공사가 국토부 산하 공기업인 점을 감안한다면 SR본사 이전은 ‘공공기관 지방이전 정책’에도 부합한다.

이제는 철도가 지방의 균형성장을 위한 모멘텀이 되도록 정책과 입법을 만들어야 한다. SR본사의 서대구역 이전이 지방균형발전으로 가는 첫 기차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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