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지 않는 파도의 끝자락
허물어지지 않는 수평을 본다
마주한 것도 아닌데
등 돌려 돌아선 것도 아닌데
발끝을 간질이는 물고기들
공중을 흔드는 갈매기 날개들
꿈쩍 않는 갯바위를 본다
무엇을 낚겠다고 갯바위가 되어가는
한 남자의 뚝심을 본다
◇김루비= 1962. 서울産. 2016년 계간 <문장> 신인상 등단
<해설> 한 자리 굳건히 서서 그곳을 지켜내는 남자의 뚝심, 어쩌면 모든 남성이 지켜내야 하는 자리가 아닌가 싶다. 세상 어떤 파도가 흔들어 대도 흔들리지 않는 가장의 자리 그가 지켜내야 하는 우뚝 선 자리.
-정광일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