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독서교육, 책 읽어 주는 부모가 답이다
초등학교 독서교육, 책 읽어 주는 부모가 답이다
  • 여인호
  • 승인 2022.04.25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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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달서구에 있는 100년 정도의 전통을 가진 학교 학부모를 만나러 갔던 일이 인상에 남아 소개한다. 집에서 다소 떨어진 학교라 서두른 탓에 40여분 일찍 도착하게 되었다. 오랜 전통을 이어온 학교답게 교정 곳곳에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웅장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고, 진한 향기와 부드러운 꽃빛을 자랑이라도 하듯 우수리 나무(라일락)가 학교 정원 가득 자리 잡고 있다. 여유 있게 나무마다 적힌 이름을 불러보고 이름에 얽힌 이야기들을 읽고 마음에 담는 호사를 누리며 교사(校舍) 안으로 들어갔다.

교장선생님께서 학부모들과 인사 끝에 이런 말씀을 덧붙이셨다.

“어머니가 책을 읽어 준다면 우리 아이들이 얼마나 행복하겠습니까? 아이뿐만 아니라 오늘 강의 들으시고 댁에 돌아가셔서 아버님들에게도 책을 좀 읽어 주면 좋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렇게 해주실 거지요?”

“사모님께서느 교장선생님께 책을 읽어 주시나보지요?” 하는 학부모의 짓궂은 질문에 교장선생님은 “저는 진심으로 원하는데 우리 집 사람은 한 번도 책을 읽어 주지 않았습니다. ^&^”

아마 그날, 교장선생님과 강사인 내가 흔히들 하는 말로 텔레파시가 통했던 모양이다. 그림책의 매력에 빠져 십수 년을 책을 사 모으고 여전히 책을 사냥하고 있는 필자가 ‘자녀에게 주는 어머니의 최고의 선물, 책 읽어 주기의 힘’에 대해 피력하는 사람으로서 어찌 교장선생님의 말씀에 충분히 공감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흔히 옛 어른들은 세상에서 제일 듣기 좋은 소리로 마른 논에 물들어가는 소리, 자식 목구멍에 밥 넘어가는 소리, 아이 글 읽는 소리, 이 세 가지를 꼽는다. 감히 여기에 덧붙인다면 자녀들에게 사랑한다 속삭여주는 부모님의 소리와 저녁 식사 후 자녀들에게 책 읽어주는 어머니, 아버지의 목소리가 아닐까 싶다.

오랜 시간 독서교육을 해온 탓에 초등학생의 독서교육에 관한 질문을 많이 받는다. 어떤 방법이 좋냐, 또 어떤 책을 읽히는 것이 좋냐 등등.

무엇보다 책 읽어 주기의 효과는 두뇌발달과 언어발달을 담보로 하는 조기교육이라 하겠다. 2-4세의 아이들은 스펀지가 물을 빨아들이듯 말을 흡수하는데, 이때 다양한 책을 읽어준다면 어휘력을 길러줄뿐 아니라 듣기와 말하기 연습을 가능케 한다. 또한 책 읽는 소리를 듣고 자란 아이들은 이야기의 즐거움을 맛보았기에 책에서 즐거움을 찾고 궁극에 가서는 양질의 독자가 될 것이다.

단, 겨우 자음 모음 조합을 터득하여 문자만을 읽는 정도 수준의 아이에게 그 아래 동생에게 책을 읽어 주라고 보모 행위까지 시키는 우만 범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강순화 <글로벌교육재단 교수·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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