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새내기 유권자의 열정을 키워주자
[기고] 새내기 유권자의 열정을 키워주자
  • 승인 2022.05.22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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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금란-선거연수원초빙교수
박금란 선거연수원 초빙교수
선거연수원 초빙교수를 한지도 벌써 11년이 지났다. 틈틈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재능기부를 하는 것이 의미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시작했다. 교육을 받고 검증을 거쳐서 초빙교수가 되었을 때는 가슴이 벅찼지만 교육 콘텐츠를 숙지하고 익히는 일, 교육 자료를 찾고 기관·단체 등을 방문하여 강의에 나서는 일도 쉽지는 않았다. 초·중·고교생과 다문화 그리고 장애인 등 다양한 대상과 특성에 맞게 강의 교안을 만드는 일도 밤잠을 설치게 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어려움에도 나의 강의가 민주시민교육 발전에 기여한다는 자부심은 컸다.

얼마 전에 지역의 한 고등학교에 선거강의를 갔다. 미래유권자이자 만18세가 된 새내기유권자인 학생들이 함께 하는 시간이었다. 선거의 4대 원칙 중에 보통선거와 평등선거를 제대로 설명하는 학생이 없었다. 그런데 '이번 지방선거에 투표를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했는데 의외의 반응이 나왔다. "투표는 당연히 해야하는 것인가요?" 하며 오히려 그렇게 물어보는 나를 이상하게 쳐다보는 것이다. 다음 반응은 또 의외였다. "투표를 왜 하느냐?"고 물었다. "선거권이 있으니까", "나에게 주어진 권한이니까", "처음하는 건데 당연히 해봐야죠" 하는 것이다. 이것이 미래유권자인 새내기유권자가 인식하고 있는 선거의 한 단면이다. 선거가 왜 필요한지 깊게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선거에 참여하겠다는 열정만큼은 감동을 주었다.

'보통선거는 만18세가 되면 누구나 투표를 할 수 있고 평등선거는 남녀노소 구분없이 누구나 똑같이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는 것이다.' 라는 설명에 고개를 끄덕였다. '선거는 투표를 통해 내가 가진 권한을 정치인에게 위임하고 그 사람은 위임받은 권한을 행사해서 지역주민이 함께 잘 살 수 있는 일을 한다. 선거는 내가 가진 권한을 다른 사람에게 위임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그 권한이 지역주민이 잘 살 수 있는 일을 위해 쓰이기 때문에 중요한 거야.' 라고 설명을 하면 '그렇구나' 하면서 선거권을 정말 소중하게 생각하고 내가 그런 권한을 가졌다는 게 신기하다는 듯 우쭐하며 좋아한다.

강의가 끝나고 한 학생이 다가와서 인사를 했다. "이런 강의 처음 들었어요. 선거가 이렇게 중요한지 몰랐어요. 가르쳐주셔서 감사합니다." 가슴 뭉클했다. 한편으로 이를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든 하루였다. 내 짧은 강의로는 이 학생들의 목마름을 해결해 줄 수도 선거에 참여하고자 하는 열정의 불씨를 살려서 활활 타오르게 할 수도 없을텐데 하는 안타까움도 느꼈다.

선거는 국민 모두가 참여하는 축제 중 하나다. 또 나와 내 이웃이 함께 잘 살기 위해 치르는 민주주의 기회비용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선거교육의 중요성은 더할 나위 없다. 선거교육의 궁극적인 목표는 유권자가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우리의 미래인 새내기유권자의 선거에 대한 흥미와 열정을 키워주면서 진정한 유권자로 거듭날 수 있도록 사회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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