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산 아래
잔잔히 쉬고 있는 호수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을 안고 있다
물새 한 마리
살포시 내려앉아
경치를 감상하는데
숨소리조차 낼 수 없다
너무 아름다운
이 풍경이 깨질까 봐
◇김인강= 경북 상주 출생, 2006년 <사람의 문학> ‘맨발’외 4편 추천, 대구신문 名詩작품상 수상-‘멸치를 따다’, 시집 <느낌이 있는 삶> <멸치를 따다>.
<해설> 어떤 날씨든 하루 하루 버릴 날이 없고, 한 장면 한 장면마다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면, 이미 삶의 중간을 지났다는 증거일 것이다. 숨소리조차 낼 수 없을 만큼 고요히 관조하는 시인의 모습을 떠 올리면서 자연에 순응하고 사물보다 자신을 낮추고 시상을 옮겨 적는 겸허한 자세는 시를 적는 이가 배워야 할 자세일 것이다. 아름다운 호수 같은 시 한편이다.
-정소란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