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 반곡지농촌체험휴양마을] 넉넉한 인심과 그림같은 풍광이 위로하는 ‘힐링낙원’
[경산 반곡지농촌체험휴양마을] 넉넉한 인심과 그림같은 풍광이 위로하는 ‘힐링낙원’
  • 김민주
  • 승인 2022.08.24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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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음이 초록을 내뿜는 풍경
반짝거리는 저수지의 청량함
복숭아 향과 파란 하늘 어우러져
해 진 뒤 하늘보며 별 헤는 밤
주민 대부분 과수농사로 소득
가구 평균 만여평 가꿔 ‘부촌’
체험보다 ‘휴양·힐링’ 포커스
온전히 자연 느끼고 휴식 즐겨
 
반곡지 농촌체험휴양마을은 일렬로 늘어선 왕 버드나무 군락과 이를 저수지에 반영하고 있는 특유의 풍광이 아름다운 저수지 ‘반곡지’에서 2.4km 떨어진 곳에 위치해있다. 주변에 사거지와 송내지가 있어 물, 햇빛, 바람이 중요한 과일 재배에 필요한 좋은 조건을 갖춰 주민의 90% 이상이 천도복숭아 농사를 짓는다.
반곡지 농촌체험휴양마을은 일렬로 늘어선 왕 버드나무 군락과 이를 저수지에 반영하고 있는 특유의 풍광이 아름다운 저수지 ‘반곡지’에서 2.4km 떨어진 곳에 위치해있다. 주변에 사거지와 송내지가 있어 물, 햇빛, 바람이 중요한 과일 재배에 필요한 좋은 조건을 갖춰 주민의 90% 이상이 천도복숭아 농사를 짓는다.

 

2022 경상북도 마을이야기-경산 반곡지농촌체험휴양마을 

손에 닿을 듯한 하늘, 녹음이 초록을 내뿜는 공간에서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과 소통하는 여유를 느끼고 싶다. 도심에서 멀지 않은 곳이라면 더할 나위 없다. 맑은 하늘과 푸르른 산, 달달한 복숭아 향과 깨끗한 물이 어우러진 곳. 그런 곳을 찾는다면 반곡지 농촌체험휴양마을로 가면 된다.

왕버드나무와 이를 수면에 품어 반영하고 있는 특유의 풍광이 아름다운 ‘반곡지’에서 2.4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반곡지 농촌체험휴양마을은 마을 앞까지 도로가 잘 닦여있어 마을로 향하는 길도 순탄하다. 도로 양옆으로 잘 익은 복숭아와 주렁주렁 달린 포도에 감탄하며 달리다 보면 반곡지 농촌체험휴양마을 표지판이 나타난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도심에서 쉽게 맡을 수 없는 풀 내음이 반겨준다.

반곡지 농촌체험휴양마을은 사월문화복지회관 건물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사월문화복지회관은 2015년 조곡리, 반곡 1·2리와 전지리, 사월 1리, 송내리 등 6개 마을을 중심으로 사월권역 농촌마을 종합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송내지 주변에 세워졌다. 이 공간은 처음에는 동네 주민들의 건강증진을 위한 체육시설로 활용했지만 이용이 적고 관리의 어려움도 있었다.

그러던 중 지난 2019년 박창헌 사무장과 열정 넘치는 5명의 영농조합원들이 뜻을 모아 반곡지 농촌체험마을로 새롭게 변신을 시도한다. 다양한 계획을 갖고 의욕적인 출발을 했지만 시작부터 코로나로 발목이 잡혔다. 최근 3년간 마을 인근 반곡지에서 열리던 복사꽃 축제도 사라지고 농촌체험 견학을 위해 방문하는 유치원생들, 숙박시설을 이용하던 가족 관광객들도 거의 사라졌다. 운영에 타격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해에는 비대면 체험으로 ‘매실청 담기’ 키트 세트를 만들었다. 마을에서 수확한 매실, 설탕, 보관 용기까지 택배로 전달해 집에서 즐길 수 있는 체험을 제공해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올해는 이상기후와 가뭄으로 인해 매실 생산량이 줄어들어 결국 중단됐다.

최근에는 복지회관에 단체 숙박 및 캠핑 체험 공간을 제공하는 방식으로만 운영하고 있다. 약 660㎡(200여 평)의 복지회관에는 30인이 이용 가능한 단체실과 4~5인이 편하게 머물다 갈 수 있는 가족실 등 숙박시설을 비롯 야외 캠핑장, 대회의실, 식당, 샤워실, 옥상 등 다양한 편의 시설들이 있어 지역 주민들과 알음알음 입소문으로 찾아오는 가족 방문객들이 힐링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회관 앞뒤로 자리 잡고 있는 송내지와 사거지에 복사꽃이 피고 버드나무에 새순이 돋는 봄날 풍경은 자랑할 만하다.

마을이야기-포도
마을의 포도농사는 비닐하우스가 아닌 노지(露地) 포도로 재배하며 당도가 높고 색상이 뛰어나 최고의 품질로 인정받는다.
 
마을이야기-복숭아
반곡지 농촌체험휴양마을에서 자란 복숭아는 대부분 털이 없는 천도복숭아로 단단하지만 달콤한 맛과 향이 좋아 인기가 좋다.

반곡지 농촌체험휴양마을이 자리 잡은 조곡리는 과거 ‘이른 아침 산에 올라 보니 이슬이 유난히 빛이 난다’는 뜻에서 이리실로 불리다 조곡서원(早谷書院)이 생기며 마을의 이름을 ‘조곡’이라 바꾸어 부르게 되었다. 대왕산과 삼성산 사이에 위치한 마을은 앞, 뒤로는 사거지와 송내지가 있어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한다. 물, 햇빛, 바람이 중요한 과일 재배에 필요한 좋은 조건을 갖춰 주민 대부분이 과수농사를 지어 소득을 얻는다. 대부분의 주민들이 전문적인 과수농사 기술을 가지고 있어 한 가구 당 평균적으로 만여 평의 복숭아, 포도밭을 가꿔 먹고사는 걱정이 없는 부촌이기도 하다.
마을 입구에 세워진 마을의 대표 농산물 복숭아, 포도 모양의 조형물과 지광풍처(地光風處) 비석
마을 입구에 세워진 마을의 대표 농산물 복숭아, 포도 모양의 조형물과 지광풍처(地光風處) 표지석

 

사월문화복지회관 앞에는 마을의 대표 농산물인 복숭아, 포도 모양의 커다란 조형물과 함께 ‘땅도 좋고, 밭도 좋고, 바람이 좋은 곳, 지광풍처(地光風處)’ 표지석이 세워져있는데, 이는 주민들에게는 농사짓기 좋은 곳으로, ‘쉼’이 필요한 이들에게는 아름답고 훌륭한 풍경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적임지(適任地)임을 알려주고 있다.


코로나로 어려움이 있었지만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마을은 올해부터 차별화된 농촌체험 휴양마을로 변신을 꾀하는 중이다.

대부분의 농촌체험휴양마을이 ‘체험’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이곳에서는 쉽게 경험할 수 없는 ‘휴양’, ‘힐링’에 포커스를 맞췄다. 여가시간조차 휴대전화에 의지해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잠시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온전히 자연을 즐기고 제대로 된 휴식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마을이야기-옥상풍경
사월문화복지회관 옥상에 올라가면 보이는 풍경. 푸르른 산림과 맑은 공기를 느낄 수 있으며 5월엔 연분홍빛의 복사꽃이 피어 절경을 이룬다.

복지회관의 옥상에 올라가면 복숭아나무의 진한 초록, 반짝거리는 저수지의 청량함이 한눈에 들어온다. 한편의 그림 같은 풍경을 내려다보며 방문객들은 잠시나마 일상에서 벗어난 고요함에 빠져들게 된다. 방문객들에게는 함께 온 사람들과의 대화에 집중할 수 있는, 또는 책을 읽으며 커피와 다과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할 예정이다. 6명의 영농조합원들은 방문객들에게 맛있는 커피를 선사하고 커피에 관심 있는 방문객에게는 핸드드립을 체험해 볼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바리스타 2급 자격증을 모두 취득했다.

체험을 원하는 이들을 위해 전문 강사를 초빙해 드로잉, 서예, 필사 등 광활한 자연 속 순간을 기록하는 시간도 제공하고자 한다. 짧은 시간이기에 완벽한 그림이나 글을 완성하거나 책을 완독할 순 없겠지만 오감을 열어 눈에 보이는 것 가운데 인상적인 부분을 그리고 필사하는 소리가 함께 어우러지는 순간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 모든 프로그램은 ‘체험’ 그 자체보다는 힐링에 목적을 둔다.

해가 진 뒤 밤하늘에 쏟아질듯 반짝이는 별도 잊을 수 없는 경험을 선사한다. 도심에서 조금만 벗어났을 뿐인데 이렇게 멋진 풍경을 만날 수 있다는 것에 놀라는 이들이 많다.

반곡지 농촌체험휴양마을이 새 단장을 마친다면 멈추었을 때 비로소 보이는 것들,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느라 놓칠 뻔했던 풍경과 진정한 휴식을 찾는 이들이 일부러 시간을 내어 찾아 오는 공간으로 자리 잡을 듯하다.

김상만·김민주기자

 

<우리 마을은>
 

마을이야기-박창헌사무장
 

 

박창헌 사무장 “도심서 멀지 않은 곳…양질의 휴식 즐기다 가시길”

“제가 6년 전 반곡지 농촌체험휴양마을에 처음 왔을 때 옥상에서 바라보는 풍경에 반해 정착을 결심했어요. 우연한 기회에 찾아오게 된 마을이지만 이곳에서 느낀 풍경을 이젠 많은 사람들이 함께 느꼈으면 좋겠어요”

경산 반곡지 농촌체험휴양마을 박창헌(58) 사무장은 50여 년간의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이곳에서 복숭아 농사를 짓고 사는 삶을 선택했다. 처음 해보는 일이기에 힘들 수 있는 귀촌 생활, 연고도 없는 마을에서 지탱해 살 수 있었던 것은 마을의 넉넉한 ‘인심’과 자신을 위로해 준 ‘자연’이다.

“처음 마을에 왔을 때는 마을 주민분들 아무도 몰랐어요. 하지만 다들 먼저 다가와 주셨죠. 나이가 동갑인 한 친구가 집에 있는 저를 찾아와 나이가 같다며 친구하자고 먼저 손 내밀어줬고 마을 사람들을 소개해주고 쉽게 농촌 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청년회 가입도 도와줬죠.” 물을 길어오거나 농기구 이동이 쉽지 않은 산에서 복숭아 농사를 짓던 초보 농사꾼 박 사무장에게 농업 전문가인 어르신들도 복숭아 농사 노하우를 알려줬다. 외지인에 대해 배타적이지 않은 마을 분위기, 고된 농사일에도 잠시 눈을 돌리면 그림같이 펼쳐지는 마을의 절경에 위로를 얻었다. 그렇게 박 사무장은 반곡지 농촌체험휴양마을의 일원이 되어갔다.

2019년 ‘이토록 아름다운 자연을 가진 마을에 왜 휴식하러 오는 사람은 하나도 없는 걸까?’ 의구심이 들었다. 단순한 농촌 체험보다는 ‘휴양’ 분야로 마을을 발전시켜보고 싶은 마음에 반곡지 농촌체험휴양마을 사무장 자리를 맡게 되었다. 하지만 프로그램을 하나둘 늘리다 보니 자잘하게 투자할 일이 점점 많아졌다. “처음에 열정을 가지고 많은 프로그램을 기획했는데 코로나가 터지면서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었어요. 내가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건가 허탈하기도 했죠. 그래도 같은 마음을 가지고 함께 노력해주는 영농조합원분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좋고, 마을에 애정을 품으니 버틸 수 있었죠.”

아직 박창헌 사무장의 꿈은 온전히 실현되진 못했다. 하지만 인내를 갖고 꾸준히 노력한 결과가 조금씩은 빛을 발하는 것 같다고 말한다. “몸이 지치고 힘들기도 했지만, 주민분들과 도란도란 어울려 사는 게 좋아요. 또한 마을을 방문한 방문객분들이 다시 재방문을 해주시는 걸 보면 맞는 방향을 향해 가고 있구나 싶어요. 아직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야외 공간에도 불멍이나 글램핑장으로 꾸미고 싶은 욕심도 있어요. 도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마을이기에 많은 방문객분들이 양질의 휴식을 즐기고 가셨으면 좋겠어요” 김민주기자

<가볼만한 곳>
 

가볼만한곳-조곡서원
조곡서원

◇조곡서원...고은 문집 판목 63판 보존

조곡서원(早谷書院)은 자인의 유림과 탐진 안씨 후손이 그 선조 오성군 인우와 그 4세손인 문정공, 안지를 배향하기 위해 정조 18년(1794년)에 건립된 서원이며, 경산시 남산면 조곡리에 위치하고 있다. 고종 5년(1868년)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 정책에 따라 훼철되었다가 이듬해 지금의 자리에 교육 공간인 상경재가 다시 지어졌고, 1900년에는 상경재 뒤에 사당인 충현사가 지어져 그곳에서 제사를 지내기 시작했다. 지금도 해마다 음력 2월에 제사를 지내며 현재 고은 문집 판목 63판이 보존되어 있다. 경산에 있는 다른 서원과 달리 이 서원은 한 집안의 후손들이 선조들의 업적을 기려 국가의 허가와 지원을 받아 건립한 점이 특이하다.
 

가볼만한곳-반곡지
반곡지

◇ 반곡지...전국 사진작가 몰려드는 명소

꽃피는 봄부터 눈 내리는 겨울까지 사철 아름다운 반곡지는 1903년에 만들어진 농업용 저수지이다. 반곡지가 있는 남산면 일대는 경산 최고의 복숭아 산지로 유명해 봄철이면 저수지 주변의 복사꽃이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반곡지 옆의 100m 둑길을 따라 300년이 넘는 왕버드나무가 장관을 이루며 이를 수면에 품고 반영하고 있는 특유의 풍광이 아름다워 전국의 사진작가들이 몰려드는 명소가 됐다. 2011년 3월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사진 찍기 좋은 녹색명소’, 영화 ‘허삼관매혈기’,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 ‘아랑사또전’ 등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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