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만필] 치킨게임
[천자만필] 치킨게임
  • 승인 2022.08.30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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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준엽 시사유튜버 (대한민국 청아대)
법원이 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직무를 정지했다. 이준석 전 대표가 낸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 것이다. 법원의 결과는 당초 17일에 나올 것으로 예상됐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여당 연찬회 직후, 그리고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한 날, 폭탄처럼 터졌다. 그래서 그런지 이번 법원의 결과를 정치적 판결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꼭 그렇게만 볼 것도 아니다. 그렇게만 본다고 답이 나오는 것도 아니다. 판결문 내용을 보면 ‘정당이 그 활동에 있어서 자율성을 가진다 하더라도 당원의 의사를 반영하여야 한다는 정당민주주의 원칙과 민주적 내부질서를 해하는 경우까지 허용된다고 할 수 없다. …당헌 제96조의 비상상황이 발생하였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당 대표와 일부 최고위원들이 비상대책위원회 설치를 반대하고 있었음에도 이 사건 상임전국위 의결 및 이 사 건 전국위 의결로 당원들이 선출한 당 대표와 최고위원이 그 지위와 권한을 상실하였는바, 이는 당원의 총의를 반영한다고 볼 수 없다’라고 나와 있다. 즉 정당의 ‘자율성’이 있다는 것을 법원도 인정하고 있지만 정당이 내세운 ‘당헌’을 근거로 비대위 전환 절차적 문제를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필자가 지난 2일에 쓴 ‘북치고 장구치고’에서 원칙을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번 사태에 배경이 되었던 이 대표의 ‘성접대, 증거인멸교사 의혹’에 대해선 당 윤리위가 ‘증거인멸교사 의혹’에 대해서만 판단하였고,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내렸다. 말하자면 이 대표 징계 후 거취 문제에 있어서는 경찰 수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내부총질’ 문자 사태로 갑자기 지도부가 와해되고 비대위 전환이 발생한 것이다. 즉 여기서부터는 정치적 문제이며 이 문제를 정치적으로 풀지 못해 결국 사법적 문제로 까지 뻗어나간 것이다. 정치를 정치로 풀지 못하고 비대위 전환을 언급한 대통령실도 문제고 리더십을 잃은 이 대표의 희생없는 자기 구제도 문제다. 한마디로 ‘치킨게임’을 하고 있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도 국민의힘은 ‘당대표’ 직무대행 체제로 가느냐 ‘비대위원장’ 직무대행 체제로 가느냐로 다투고 있다. 도대체 이 치킨게임의 끝을 알 수 없다. 새로운 정권 100일 만에 보여준 이번 사태를 보며 국민들은 뭐라 생각하겠나?

필자는 정치권을 향해 다시 주문한다. 첫 번째 원칙을 지키고 꼼수를 쓰지 마라. 두 번째 정치를 보여달라. 정치를 정치로 풀어야지 구질구질하게 하지 말란 얘기다.

그리고 尹정권과 여당은 이번 사태 해결 능력이 국민들에게 국정 수행능력으로도 비춰질 것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공정하고 상식적인 결과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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