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커지는 자연재난, 실질적인 피해보상 마련돼야
[데스크칼럼] 커지는 자연재난, 실질적인 피해보상 마련돼야
  • 승인 2022.09.20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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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만 경북본부장

지난 5일과 6일 사이 포항과 경주를 직격한 태풍 '힌남노'가 할퀴고 간 상처는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한순간에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수해민들의 상실감에는 감히 위로의 말조차 건네기 미안할 지경이다. 경주 피해현장에서 추억이 깃든 모든 가재도구를 버리는 자원봉사자 옆에서 힘없이 앉아 계시던 촌로의 허탈한 표정은 잊혀지지 않는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일류 기업인 포스코에서는 수해로 철강 생산을 중단해야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포항시 오천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차를 빼러 나섰던 주민들에게 닥친 비극적인 사고와 가슴 아픈 사연은 온 국민의 마음을 울렸다. 500년만의 폭우로 한시간에 110㎜라는 엄청난 양으로 비가 쏟아진 탓에 그 피해는 가히 역대급이다. 

포항은 칠성천, 우복천, 대화천, 장기천, 지바우천, 냉천, 학산천 등 7개 하천이 모두 범람하여 하천이 지나가는 오천읍과 대송면, 장기면, 중앙동 등이 물에 잠겼다. 지금까지 국도 14호선, 지방도 945호선 등 도로 5개 노선에 62개소, 지방하천 24개소에 60여건, 주택 8천200여동이 넘게 피해가 발생했으며 세부 조사가 진행될수록 피해 규모는 늘어날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이런 엄청난 피해에도 불구하고 피해지역의 복구 작업은 꾸준히 속도를 내고 있다. 추석연휴를 포함하여 지금까지도 피해복구를 위해 모든 가용 인원과 장비들이 현장에 투입되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동원할 수 있는 중장비를 최대한 동원하고 공무원, 각종 봉사단체들이 힘을 모아 발 벗고 뛰어들었다.  해병대제1사단, 육군제2작전사령부, 특수전사령부 등 군부대에서는 장병뿐만 아니라 굴삭기를 포함한 각종 중장비까지 동원하여 복구 현장 최일선에서 궂은 일을 마다 않았다.

정부는 지난 7일 포항과 경주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특별재난지역은 사유시설과 공공시설 피해에 대한 복구비 중 지방비 부담분의 일부를 국고로 추가 지원받게 되었다. 하지만 앞서도 말한 수해민들의 극심한 사유재산 피해를 덜어주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현행 자연재난에 따른 규정을 보면 침수 주택의 경우 재난지원금은 200만원을 줄 수 있으며, 상가는 소상공인 피해지원 구호금으로 200만원이 지원 가능하다. 침수 주택과 상가에 대한 수재의연금은 100만원으로 상한액이 책정돼 있다.
다만, 주택이 전파 될 경우에는 정부지원금은 1천600만원, 반파는 800만원이 지급된다. 

의연금은 전파 500만원, 반파 250만원이 상한이지만 자연재난인 태풍 피해 대다수는 여기에 해당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포항과 경주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됐지만 피해주민들이 받을 수 있는 혜택은 공과금 감면이나 납부유예, 고교 학자금 면제 등 실질적 도움이 되기에는 거리가 먼 지원책에 불과하다.

이철우 도지사는 "정부의 현행 자연재난 지원금 최대 금액인 200만원으로는 도배조차 할 수 없다, 자연 재난 피해 지원금의 현실화가 절실하다"며 정부에 재난지원금 추가 지원을 요청했다. 당연한 요청이고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환경 변화로 몇 백 년만의 기록적인 폭우라든지, 관측 이후 최악의 물난리나 가뭄이라는 표현들이 이제는 더 이상 새롭지 않은 현실이다. 시간당 100㎜가 넘는 폭우로 대한민국의 수도인 서울이 물바다가 되고 강남역을 비롯한 주요 시가지가 마비된 지가 불과 지난달이다. 이때도 인명 피해가 무려 8명이나 발생했다. 대한민국의 수도인 서울 한복판조차 자연재해에 무방비로 당하는데 지방의 현실은 불 보듯 뻔하다. 급속한 도시화로 그 어느 때보다 안전하고 풍요로운 문명의 혜택을 누리고 있는 시대지만, 도시 안에서도 자연재해가 우리의 생명을 어디서든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아이러니에 처해 있다.

이제라도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자연재난과 기후변화에 대한 지금의 기준과 규정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한다. 더 이상 지금껏 겪어보지 못했다는 변명으로 기후 변화에 의한 방비와 재해 예방을 미룰 수는 없다. 영국은 2000년 가을에 겪은 대홍수를 계기로 영국 기상청과 과학기술부를 중심으로 전문가들이 모여 '미래의 홍수'란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기후 변화에 따라 홍수의 사회적 경제적 피해는 물론 도시 홍수의 피해도 커질 것으로 경고했다. 영국은 즉각 대규모의 기후 변화 대응 전담 부서가 설치하고, 2008년에는 세계 최초로 기후변화법을 제정했다. 국제적인 대응을 위해 각국 대사관에 기후변화팀도 만들고 각종 재난에 대비한 계획들을 마련 중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는 것은 국가의 가장 우선시되는 기본 의무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가 현실이 된 이제라도 조속히 관련 법령을 정비하고 향후 닥칠 위기에 대비하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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