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를 찾아서] 촛불
[좋은시를 찾아서] 촛불
  • 승인 2022.09.22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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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래 시인

제 몸을 불사르는 촛불은
몸이 다 탈 동안

바늘 끝만 한
재도 남기지 않는다.

비바람이 치면
비바람을 맞으며

눈보라가 치면
눈보라를 맞으며

오직 어두운
세상을 밝혀주고
있을 뿐이다.

◇김병래= 1946년 충부청주생. 전KBS부산방송 아나운서부장. 문예시대.수필시대 시와 수필 등단. 부산문인협회 부산시인협회 각 회원. 알바트로스시낭송회 자문위원. 가산문학 우수자품상 수상. 문예시대 작가상. 경성대학교 사회교육원 스피치 지도교수. 시집: 내가 사랑하는 세 여인 외 다수, 수필집: 아나운서와 술

<해설> 진실은 환상에 있는 것이 아니고 언제나 구체적이고 현실에 있다. 인생은 망설이며 산다. 수많은 선택지에 줄을 긋고, 하나를 남기는 과정의 연속이다. 오늘도 어떤 걸 지우고 선택해야 하는 맵고 쓴 맛이 인생이다. 누구나 행위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드러낸다. 행동은 생각에서 나온다.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옳다고 여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행동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다. 이는 인간은 스스로 설정해 놓은 사고의 범위에 따라 행동하며 주체인 자신은 언제나 옳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인간이 노력하는 이유는 경쟁과 불평등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하루 24시간이 평등하게 주어지지만, 애초에 모든 인간에게 공평하게 주어지는 기회 따위는 없다.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목숨이나 일상처럼, 현재 갖고 있는 것들을 잃는 일이다. 하지만 이러한 두려움은, 인간의 삶과 세상의 역사가 다같이 주변 무심천[無心川]에 하염없이 흐르는 냇물과 같음을 받아들일 수 있으면 단숨에 사라진다. 고통도 살아 있지 않으면 경험할 수 없다. 시도해보지도 않고 후회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실패하는 게 낫다. 언제 죽어도 온 힘을 다해 경험하지 않은 인생은 언제나 짧게 느껴진다. 나를 속속들이 다 만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나뿐이다.

-성군경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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