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국회의원의 막말
[대구논단] 국회의원의 막말
  • 승인 2022.10.19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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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복 영진전문대학교 명예교수, 지방자치연구소장
요즘 국회의원들은 욕을 먹는 일이 많지만 국회의원들이 존경받는 시절도 있었다. 지역에서 신망받는 인물이 국회의원이 되어야 한다는 것은 불문율이었다, 국회의원은 권위도 있었고 국회의원을 잘 안다는 것은 자랑처럼 여겼다. 비례대표제도 없었고 의원 수도 그리 많지 않았을 때다.

지금은 어떤가. 누구나 국회의원이 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지역민들을 의식하는 일보다 당의 공천을 더 중시하는 시스템이 되었다. 정당이 당선될 인물을 공천하는 것은 아주 당연하지만 당의 공천자 선택은 복잡한 정치·물리적 과정을 거친다. 지역과 전혀 관련이 없는 인물이 특정 지역의 공천자로 돌변하기도 하고 직능이나 전문성과 거리가 먼 함량미달의 인물을 비례대표의원으로 배지를 달아준다. 국회의원선거에서는 정당과 정치인의 독무대가 형성되고 그럴듯한 홍보를 통하여 공천의 정당성을 강조한다. 이렇다 보니 초선이나 재선의원은 당과 권력 있는 핵심 당 지도부에 충성을 다한다. 공천을 받으려면 권력자의 눈에 들어야 하므로 몹쓸 일에도 앞장 선다.

한국에서 최고 직업이 뭐냐고 하면 국회의원을 꼽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국회의원은 권력과 돈과 명예를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직업이다. 특혜는 엄청나다. 일반적으로 직업의 속성을 생계유지, 역할의 실천, 개성의 발휘라고 하는데 국회의원들은 이와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인다. 먹고 살기 위해 서도 아니고 역할과 개성의 발휘도 보통 직업인과 다르다. 국회의원 개개인은 헌법기관으로 국민을 대표하는 위치에 있지만 국회의 구성원으로서 그들의 역할과 개성은 뚜렷이 보이지 않는다.

국회의원 수가 많은 야당과 오로지 당정을 이끌고 있는 여당 어느 쪽이 힘이 셀까. 정치의 협치가 이뤄진다면 문제 될 일이 없겠지만 작금의 여·야 국회의원의 활동을 보면 손에 잡히는 것이 없고 상대 당과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를 헐뜯는 일에만 몰두하고 있다. 야당은 모든 일을 다수의 힘으로 해결하려 들고 있다. 여당은 수에 밀리는 추세를 보여 안타까울 때가 있다. 정치는 국회에서 호혜의 원칙에 따라 여·야 협의로 문제에 접근하고 풀어가는 것이다. 대통령과 정부는 국회에서 정제된 정책을 실현하면 된다. 그러나 이런 원칙은 찾아볼 수 없다. 국회는 입법부의 역할과 기능을 망실하고 의원들은 세비를 챙기는 봉급자일 뿐이다. 야당은 여당과의 협치는 고사하고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에서 하자 찾기에 여념이 없다. 정부를 공격하고 국회 다수의 힘으로 과시하는 듯한 모습은 국민들을 우울하게 만든다. 부정부패로 국민들의 지탄을 받는 자당 대표를 보호하기 위해 무슨 일이나 할 수 있는 것이 야당 의원이다.

지금 여·야 의원들의 행태를 보면 장난을 치는 것이지 쇼를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들이 의정활동을 하고 있다는 판단이 안 선다. 오로지 당에 충성하고 자기 정치적 위치를 단단히 하기 위한 일에만 몰두한다. 국회 내에서 자당에 해가 되는 소리를 하면 야당은 이구동성으로 상대 당 의원 징계안을 의결한다. 정치적 타협은 없고 수의 힘이 작용한다. 여당도 상대방 의원에 대한 징계를 발의하지만 수의 힘에 밀린다. 웃기는 것은 양당이 윤리특위를 만들지도 않고 징계안을 쏟아 내고 있는 것이다. 범법자로 기소가 된 의원 징계도 의도적으로 하지 않는다. 질질 끌면서 4년간 임기를 다 채워주는 것이 정석이다.

또 검찰 고발이 상례화 되고 있다. 큰 문제도 아닌 것을 언론에 알리고 사진 찍으면 그 소임은 끝나는 것이다. 국회의원의 많은 권한 가운데 면책특권이란 것이 있다. 국회에서 직무상 행한 발언과 표결에 관하여 책임을 지지 않는 헌법상 특권이다. 이를 활용하는 야당 의원들이 얼마나 많은가. 근거도 없는 말로 국민들을 호도하고 정치권을 혼란케 한다. 야당 의원 몇몇이 대통령 탄핵을 읊조리더니 최근 처럼회 소속 모 의원이 ‘윤석열 퇴진 촛불집회’에 나가 대통령 탄핵 운운하면서 5년의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발언을 하면서 충동질을 했다.

국회의원이 선동정치에 앞장서면서 자기정치를 하고 있는 것이다. 자당 대표에게 밀려오는 범법행위를 차단하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정권의 쟁취를 암묵적으로 시사한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취임한 지 겨우 5개월 되는 대통령에게 함부로 막말을 쏟아 내는 것은 정치인의 기본적 도리가 아니다. 국회의원의 막말은 당과 자신을 좀 먹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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