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대구논단]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 승인 2022.11.03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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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환 전 경산시교육장
10월 30일 새벽 5시, 잠자리에 일어나 휴대전화기를 보던 할아버지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140명이나 되는 젊은이가!’ 할머니를 깨웠다. 얼른 서울 아들에게 전화하란다. ‘우리 손주 집에 있나?’ 손주 확인을 끝낸 할아버지에게는 또 다른 걱정거리가 있다 ‘이번 참사가 제2 세월호가 되면 안 되는데….’

그날, 이런 아침을 맞은 노부부는 한둘 아닐 것이다. 참으로 너무나 슬픈 비극이다.

핼러윈은 무엇인가? 할로윈 인지, 힐러윈인지 발음도 제대로 되지 않는 이날이 무슨 날이기에 이렇게 많은 우리 젊은이들의 목숨을 빼앗아 가는가.

핼러윈은 영국 서쪽 섬나라 고대 아일랜드 켈트족의 의식에서 시작되었다. 10월 마지막 날 밤에 나쁜 귀신을 쫓아내는 켈트족의 풍습이 있었다. 이 풍습이 그리스도교와 만나, 11월 1일 그리스도교 ‘성인 대축일’ 전야제 축제로 자리 잡았다. 그 후 핼러윈 축제는 1800년대에 미국에 전해졌고, 일본을 거쳐 우리나라에 들어왔다. 종교의식도 아니고 이교도의 정령 축제가 156명(11월 1일 현재)이나 되는 우리 젊은이를 앗아 가다니 자괴감이 드는 일이다. 과도한 서구 지향적인 사대 문화 사상이, 어쩌면 지금 우리들의 모습인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 핼러윈은 영어 학원을 통해 확산하였다. 영어 학원의 원어민 강사가 영어 교육에 핼러윈 축제를 활용하였고, 이 강좌가 장사가 되는 것을 보고 유치원에서 너나 할 것 없이 도입하여 핼러윈 파티는 생일파티만큼 중요한 파티가 되었다. 핼러윈 행사는 이제 우리나라 곳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Trick or Treat’ 핼러윈 인사이다.

서울 이태원 부근에서는 핼러윈 시즌이 되면 유치원 아이들이 우스꽝스러운 복장과 해골 가면을 쓰고, 거리에서 사탕을 달라고 이런 인사를 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핼러윈을 가장 적극적으로 보급하는 곳은 유치원이다. 유치원 교육과정은, 놀이 활동 중심 교육과정이다. 놀이 활동 중심 교육은 교육과정에 근거하여야 한다. 아동 발달 심리학자 피아제는 유아의 놀이 경험이 인지발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며 이는 뇌 발달과 연관되어있다고 했다.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이 있다. 피아제의 이론을 우리식대로 표현한 말이다.

1960년대 아이들은 예수님의 생일인 크리스마스에 매몰되었었다. 선물이라는 풍습에 낯설었던 아이들은, 썰매를 타고 크리스마스 캐럴과 함께 선물을 가져다주는 산타클로스 할아버지를 굴뚝 밑에서 기다렸다. 아버지들은 아이들의 꿈을 깨기 싫어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되었다. 크리스마스는 아이들의 추억이었고, 환희였다. 그 후 아이들은 청소년이 되어 ‘징글벨’이 울리는 명동으로 달려갔다. 놀이 경험이 인지발달에 영향을 준 것이다. 친구를 만나고 연인을 만나 무작정 거리를 배회하였다. 아이들의 경험은 그들 속에서 살아있었다.

유치원 교육이 놀이 활동 중심 교육이라 하지만 어린이 발달 단계에 맞는 경험이어야 한다. 유치원 교육 관계자들은, 핼러윈의 우스꽝스러운 복장, 귀신분장, 마약에 가까운 간식, 위험한 소품 놀이가 아이들 인지발달에 ‘긍정적인 기여를 하는지’를 재검토하여, 만약 역기능이 있다면 과감하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 유치원에서 즐긴 핼러윈 놀이는, 아이들에게 살아남아 10년 후 그들이 이태원 좁은 골목을 찾는 기제가 된다.

핼러윈 시즌이 되면 유치원에서는 가정 통신문을 보낸다.

‘파티에 입을 핼러윈 복장을 입혀오세요. 미국 문화를 경험해 보세요.’ 부모들은 핼러윈 행사를 준비하기 위해 쇼핑을 한다. 핼러윈 행사가 주중에 열리면 연차 휴가를 내는 부모도 있다. 영어유치원에 자녀를 둔 특별한 부모는 해외직구를 통해 아이가 원하는 코스튬과 소품을 구매한다. 핼러윈과 관계되는 물품들은 비싸기는 왜 그렇게 비싼지, 바가지 물건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기업의 마케팅은 끝이 없다. 여기에 부모들의 경쟁심도 한몫한다. 우리 아이가 남의 아이에게 빠질 수는 없지, 우리 아이가 주눅이 들면 안 돼. 학부모 중에는 하나뿐인 내 아이에게 좋은 추억을 남겨주기 위해 핼러윈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부모도 있지만, 경제력이 부족한 부모도 있다.

하늘은 참 신기한 힘을 가졌다. 인간이 더럽힌 지구에 소나기를 보내 깨끗하게 청소한다. 나무도 파랗고, 집도 깨끗하고, 구름도 선명해진다.

이번 참사를 서양 문화에 대한 우리의 경사 된 시각을 재조정하는 계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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