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미술관 올 주제는 ‘K-문화’…15일까지 ‘펑키-펑션’전
대구미술관 올 주제는 ‘K-문화’…15일까지 ‘펑키-펑션’전
  • 황인옥
  • 승인 2023.01.09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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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미술작가들이 본 K-팝 문화 현상은…
6인 작가들 작업 통해 담론화
회화·온라인 영상·설치로 표현
전시 연계 학술 워크숍도 개최
펑키-펑션전전시전경
대구미술관이 내년 1월 15일까지 전시하는 ‘펑키-펑션’전 전시 전경.

대구미술관은 새롭게 개편한 ‘Y 아티스트 프로젝트’의 올해 주제를 ‘K-문화’로 정하고, 15일까지 ‘펑키-펑션 (Funky-Function)’전을 대구미술관 4, 5전시실에서 열고 있다.

2021년 개관 10주년을 맞은 대구미술관은 새로운 10년을 준비하며 ‘Y 아티스트 프로젝트’를 개인전에서 주제전으로 개편했다. 현시대의 문화적 특성을 뾰족하게 집어낸 주제를 연구·기획하고, 젊은 작가들의 작업 세계를 통해 동시대 미술의 동향과 흐름을 파악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다양한 가능성을 제시하기 위해 한 명의 개인 작업이 아니라 동시대를 함께하는 다수의 작가를 소개함으로써 연구 기반의 실험적이고 참신한 전시를 보여주려는 의도다.

이번 Y 아티스트 프로젝트의 주제는 ‘K-팝’. K-팝을 필두로 영화, 댄스, 드라마, 뷰티 등 다방면의 장르에서 세계적인 K-신드롬(K-Syndrome)을 탄생시키고 있는 현재, 자연스레 동시대에 함께 숨 쉬는 현대미술에서도 K-콘텐츠의 활용이 두드러진다. 전시에 참여하는 현대미술작가 6인은 K-팝의 매력적인 요소들을 적극적으로 차용하여 개인적인 팬심을 작업에 비추어 내기도 하고, 정치·사회적 문제의식들을 드러내는 데 활용하거나, 작가 스스로 우상(아이돌)이 되어 팬(관람객)들과 소통하며 한 명의 ‘스타’가 탄생 되는 성장 서사, 다른 아티스트들과의 활발한 협업과 스토리텔링을 통한 세계관 구축 등 K-팝이라는 이름하에 집단 감수성과 정체성을 토대로 자신만의 미감들을 현명하게 소비한다.

전시 ‘펑키-펑션’은 K-팝을 복잡 미묘한 문화현상으로 보고 그 이면의 기능(작동)들에 주목하여 동시대 미술에 의해 어떠한 모습들로 발언되는지 모색한다. 이러한 폭넓은 현상들의 이면을 탐구하는 6명의 젊은 현대미술작가들의 작업 세계를 통해 발견되는 시사점들과 문제의식들을 함께 재고해보고 담론화하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한다.

작가 강원제는 ‘그리기‘를 중심으로 회화, 설치 등의 작업을 통해 결과물보다는 행위의 과정, 여기에서 부서지고 새로이 생겨나는 부산물들에 관심을 가진다. 이러한 작가의 작업은 다양한 시리즈들에 걸쳐 보여지는데 이는 무던히 시간과 노력을 들여 만들어진 세상의 모든 것 중 선택된, 그리고 선택되지 않은 것들의 경계와 관계를 돌아보게 한다.

또 김민희는 1980-90년대 일본의 애니메이션, 사이버펑크 등의 이미지를 차용한 회화를 통해 시간성이 부여된 여성 캐릭터의 재해석을 보여준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대중에게 소비되는 ‘여성(상)’의 이미지를 작가만의 미감으로 표현하여 과거에 존재하던 인물을 자의식과 욕망을 가진 현재의 상(像)으로 재탄생 시켰다. 이는 작가 스스로의 페르소나를 찾아가는 과정과도 연결된다.

그리고 듀킴은 종교와 퀴어, 대중문화와 하위문화 등 우리 사회에서 조금은 배제되어진 존재들에 대해 설치, 영상, 퍼포먼스 등 다양한 매체들로 이야기한다. 특히 K-팝 아이돌의 음악과 안무에서 개인의 소망과 욕망 사이의 지점을 투영하는 주술적인 언어를 읽어낸 그는 스스로가 아이돌이 되어 노래와 안무, 뮤직비디오를 제작해 음반을 발매하기도 했다.

류성실은 온라인 영상을 베이스로 작업하며 다양한 스토리텔링과 그 속의 등장인물들을 통해 음흉하고도 다이나믹한 한국문화의 이면들을 속 시원히 보여준다. 그는 1인 미디어 시대라는 동시대 플랫폼, 음반 제작과 뮤직비디오, 웹 기반의 유저 인터렉션 등 현재 대중문화의 표상적 특징들을 활용한 콘텐츠를 선보이며 시각 예술가의 범주를 넓혔다.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날것의 부캐와 세계관으로 관객에게 자연스레 침투하여 컬트적 팬덤을 만들기도 하며 이를 통해 K의 근본적 시대상과 현재 한국사회의 접점들을 보여준다.

최윤은 미디어와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여 말로는 쉽사리 규정할 수 없는 모호한 K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들을 던진다. 작가는 정치적 대북방송에서 11개의 대형 스피커를 통해 케이팝 음악을 반복해서 튼다는 사실에 주목하기도 하고, 나날이 전파되는 한류를 바라보며 향토적 물건과 과학기술의 혼성적 홈쇼핑을 떠올리기도 한다. 통속적이면서도 상투적인 이미지들의 제안을 통해 그 뒤에 숨겨진 집단적 취향과 믿음에 대한 다중적인 감정을 공유한다.

최하늘은 조각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해 생각하고 조각인 것과 조각이 아닌 것의 범위를 무너트리며 다양한 가능성을 꾀한다. 존 케이지의 4분 33초 이벤트에서 무대 위의 연주자들을 마치 좌대 위의 조각들로 바라본 작가는 주로 퀴어, 조각사, 문화적 이슈들을 중심으로 시의성 있는 메시지들을 던진다. K-팝의 가장 큰 특징이 혼종, 그리고 스토리텔링이듯 작가도 조각의 경계를 허물며 네러티브를 가진 새로운 조각(종)을 제안한다.

한편 전시와 연계하여 다양한 문화 담론의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동시대 대중문화의 실천적 기능: K-팝과 현대미술’이라는 주제로 △이지행(중앙대학교 공연영상창작학부 강사) △최선주(코리아나미술관 c-lab 큐레이터), △장진택(전시기획, 평론가), △유재헌(YOUJAM STUDIO 대표)과 함께 학술 워크숍을 11월 26일 토요일 오후 2시, 미술관 강당에서 진행한다. 예약은 대구통합예약시스템(50명)뿐만 아니라 당일 현장접수(50명)도 가능하며, 대구미술관 유튜브 채널 라이브 방송으로도 시청할 수 있다.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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