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강 르네상스 시원을 찾아서] 美의 여신 헤라 젖국물이 흘러내린 곳이 금호·낙동강
[금호강 르네상스 시원을 찾아서] 美의 여신 헤라 젖국물이 흘러내린 곳이 금호·낙동강
  • 김종현
  • 승인 2023.01.17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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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태초 물방울이 떨어져 금호강이 흐르기까지
지구가 물을 얻을 수 있었던 방식은
소행성 혹은 혜성과 지구와의 충돌
지구 생성 당시 수 십억 리터 물 존재
달구벌 금호 ‘가슴 뛰게 하는 호수’
자자손손을 위해 풍요·번창 기약 돼
금호강, 포항 죽장면 가사봉서 발원
달성습지 두 물 머리까지 116㎞ 흘러
두 번의 큰 태풍으로 인해 물길 변모
헤라의젖국물
금호강을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헤라의 젖국물로 바라 볼 수 있다. 그림 이대영

◇첫 물방울의 용감성

지구촌에 물이 어떻게 생성되었을까? 중학교 화학에서 물(H2O)은 수소원소와 산소원소가 결합하여 생성되었다고 똑 소리 나게 답변한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거창하게 설명을 한다.

2022년 영국 BBC는 특집으로 ‘지구의 물은 어디서 얻었는가?’에서 “지구가 물을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방식은 소행성 혹은 혜성과의 지구충돌이다.”라고 주장했다. 한국수자원공사 홈페이지에선 46억 년 전, 태초에 물방울이 생성되었는데, i) 지구내부에서 일어난 가스방출로 물이 생성되었고, ii) 혜성, TNO(Trans-Neptunian Object) 혹은 소행성이 지구에 부딪쳐 물이 생겼다와 다른 한편으로 iii) 지구가 생성될 당시 수 십억 리터의 물이 있었다는 것이다.

유치원생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60억 년 간 천지(우주)창조 장기작업을 6일간 백사장의 진흙장난(6-days mud playing on the sandy beach)에 비유해 구약성서 창세기에서 설명하고 있다. ‘태초 첫 물방울(the first drop at the beginning)이 있었나니!’라는 구절에서 기억나는 건 2000년 12월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시청에서 개최되었던 제100회 노벨평화상 시상식에서 김대중(金大中, 1924~2009) 대통령이 수상자로 등장한 장면이다. 축하 연설에 나온 베르게 군나르는 “옛날 옛적에, 물 두 방울이 있었나니. 하나는 첫 방울이고, 다른 건 마지막 방울. 나는 마지막 방울이 되도록 꿈꿀 수 있었다니. 삼라만상을 초월하여 우리의 온갖 자유를 되찾는 그 물방울이었다네. 그렇다면 누가 첫 방울이기를 바라겠는가?”라는 시를 읊었다. 그 시(詩)는 군나르 로알트크반이 지은 ‘마지막 물방울’이었다.

삼라만상이 영광스러운 마지막 끝판 왕(the final round king)으로 영광을 얻으려고 하는데 누가 첫 물방울이 되려고 하는가? 첫 물방울의 용감함을 칭송했다.

달구벌 금호는 ‘태초의 첫 방울(太初一滴)’이란 용감성으로 생성되었기에, 푸른 배추의 새하얀 속살처럼 ‘가야금 선율에 밤 은하, 낮 윤슬이 넘실거리는 강물(琴湖)’로 이곳에 사는 후손들에게 ‘가슴 뛰게 하는 호수’가 되고 있다.

◇금호강의 물길은 미의 여신 헤라(Beauty Goddess Hera)의 젖 국물

여객기를 타고 대구상공을 지나는 기회가 있어 100리 달구벌을 내려다 봤다. 대구시청을 중심으로 1~4차 순환선도로(loop roads)가 마치 네 겹 장미꽃처럼 보였고, 남미 페루 나스카(Nazca)의 거대한 지상화(Giant Line)보다도 입체적이었다. 언제 신이 이곳에 장미꽃을 만들었단 말인가? 팔공산과 비슬산 자락에 금호강물과 낙동강물이 만나서 두 물거리 초승달 모양 달성습지를 만들었다.

바로 위 하늘을 쳐다 보면, 어릴 때(대략 50년 전) 일본식 표현으로 은하계라고 했던 ‘우리은하(Milky way galaxy)’의 은하수(銀河水, 미리내)를 이곳 달구벌에 쏟아내린다는 표현밖에 할 수 없다. 그래서 ‘별빛 쏟아지는 샘물(辰泉)’이었고, ‘별빛에 반짝이는 걸(旭水川)’이었다. 신들이 온갖 조화를 이곳 달구벌에다 능력을 발휘해서 만들었기에 ‘신들이 손수 틀어만들 축복의 둥지(神皐福地)’라는 표현도 아끼지 않았다. 성경(Deuteronomy)에서 가나안 땅을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라 했듯이 ‘우유빛깔 은하수가 금호와 낙동강을 물들인 땅’이다.

여기서 한발 더 나가면, 팔공산과 비슬산은 미의 여신 헤라의 양 젖가슴이다. 그리스 신화에 의하면 제우스신은 헤라클레스를 불멸의 신으로 만들고자 헤라가 잠자고 있는 사이에 젖을 먹게 했으나 잠에 깨어 보니 모르는 아이가 자신의 젖을 빨고 있어, 밀치자 곧바로 젖국물이 흘러 내렸다. 이때 흘린 곳이 바로 금호강과 낙동강이고, 이들 강물은 바로 헤라 여신의 젖 국물이다. 이로 인해 자자손손을 위해 달구벌에 풍요와 번창이 기약되었다.

◇우주창조의 비밀을 품고 있는 금호강

옛날 시골 농촌 형제·자매간에 우애를 갖도록 부모님들은 “콩이 왜 두 쪽인지 알겠나? 나눠 먹으라고 그렇게 만들었다.”하셨다. 같은 콩 두 쪽(二太極)을 동네서당 훈장님께서는 우주생성원리 태극으로 “콩 한 쪽은 양(남성)이고, 다른 한 쪽은 음(여성)이다.”라고 설명을 했다.

오늘날 생명체 발생학(embryology)에서 난할(卵割, cleavage)은 초기배아에서 일어나는 세포의 분할을 말한다. 난할과정에서 하나의 커다란 세포인 접합자의 세포질을 할구(割球, blastomere)라고 한다. 수정란(硫黃) 할구분열은 약 30시간 이내 세포가 둘로 분열, 3일이 지나면 수정란은 자궁내로 들어와 세포 수는 12~32개 되어 착상단계에서 착상까지 약 250개의 세포로 쪼개진다. 세포분열의 주기에도 S기(DNA합성)과 M기(유사분열)의 모양새를 보여준다.

이와 같은 생명체의 발생학 원리를 몰랐던 선인들이지만 이미 우주생성원리를 콩 두 쪽과 콩 세 쪽 겹잎(三太極)”으로 주역을 통해 이해했다. 심지어 우리나라 태극기의 태극에 S자모양의 이태극(二太極) 분열과 태극선(太極扇)의 나선형 삼태극(三太極) 분열을 그렸다.

달구벌은 중생대 경상북도를 포함한 거대한 경상누층군(慶尙累層群)의 분지(경상호수)에 속했다가 신생대로 접어들면서 수성퇴적층이 15m 가량 쌓여짐으로써 지면 고저차이로 생성된 분수령에 의해서 실개울과 금호호수가 생겨났다. 물길 사이에 초승달 모양의 선상지가 생겨나서 농경지로 이용되었다. 이렇게 분할되는 모습이 수정란의 할구분열(난할)을 닮아있어 S자모양의 2태극, 태극선의 3태극에서 다양한 다태극(多太極)으로 분할되었다.

금호강은 포항시 죽장면 가사봉의 가사고개(佳士嶺, 500m/sl)를 분수령(分水嶺, divide)으로 발원해 대구광역시 달성습지 두 물 머리까지 116㎞를 흐르는 동안 달구벌 분지를 S모양으로 양분시키면서 100리 벌을 다 적시면서 흘렀다. 금호(琴湖)란 명칭은 경북지명유래총람에 따르면 “바람이 불면 강변의 갈대밭에서 비파(琴, 중국 악기)소리가 나고 호수처럼 물이 맑고 잔잔하다.”는 의미에서 지었다고 한다.

금호강의 물길은 일본제국시대의 시가지개발을 위한 수리직강공사, 1904년과 1959년 사라(Sarah)호 등 두 차례에 걸친 큰 태풍 영향으로 많이 변모했다. 신라시대 백리달구벌을 S자 모양을 흐르는 금호강의 모습을 본 최치원은 908년 ‘신라호국성수창군팔각등루기’에서 “남쪽으로 가자 개울에 있는 한 여인이 시야에 들어와서 ‘눈을 비비고 볼 정도로 왜 이다지도 수려합니까?’라고 묻자 보살(優婆夷)처럼 보이는 여자 분이 ‘이곳이 바로 성스러운 곳이지요.’”라고 대답했다고 적고 있다.

1597년 정유재란에 자식을 데리고 두 번째 참전해서 종전 후 귀화하여 경상도병마사의 보호아래 경상도병영에서 선화당이란 거주지를 마련했던 두사충(杜師忠)은, 두 아들에게 “이 집터는 하루에 천 냥이 나오는 명당(一天出一千兩的位置)”이라고 말했다. 그 뒤 1601년 안동에서 대구로 경상감영이 이전됨에 따라 선화당을 경상감사의 감영집무실로 정하자 계산동으로 옮겨 정착했다. 매일신문사 인근 두사충 뽕나무 밭 안내판에 ‘두사충은 풍수지리에 밝아 하루에 천 냥이 나오는 자리에 집터를 짓고 살았다’고 적혀 있다.

풍수지리에 정통했던 두사충이 경상감영의 선화당 자리를 하루 천냥 명당으로 봤던 단서는: i) 금호강(혹은 신천)이 달구벌을 이태극(二太極)으로 분할하고 있고, ii) 음극의 핵에 해당하는 지점을 경상감영의 자리로 본데 있다.
 

 
글 = 권택성<코리아미래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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