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자는 미국 내에서도 다양한 주장이 존재하고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상황에 따라 백악관의 입장도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는 것에 주목한다. 한국 정부도 마찬가지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 대선 토론에서 전술핵 재배지와 핵공유에 대해서 선을 그었지만 이번에 ‘자체 핵무장’ 옵션을 언급하며 입장이 바뀌었다. 물론 달라진 입장에 대해서 일부 국내 언론에서는 윤 대통령의 안보관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대통령의 미국과의 ‘핵 공동연습’ 발언이라던가 UAE서의 ‘이란 적’ 발언 등을 보더라도 분명 국민들로 하여금 불안감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 대통령의 말은 특히 안보·외교와 관련해서는 더욱더 신중해야 하고 무거워야 한다.
하지만 이것과는 별개로 국내 언론들도 지금도 지속하고 있는 북한의 도발과 안보 상황에 대해서 한가롭게 비핵화 타령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북한의 군사력은 계속해서 고도화되고 있는데 우리만 낭만적인 목소리를 낼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핵무장에 대한 국민여론이 그동안 확연하게 달라진 것도 언론들은 주목해야 할 것이다.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을 준비하라는 윤 대통령의 발언은 틀린 말이 아니다. 다만 대통령의 직접적인 ‘전쟁’ 언급은 여러 경제적 리스크를 낳을 수 있으니 신중하고 또 신중해야 한다. 백악관과 CSIS 목소리가 다르듯이 우리도 대통령실과 국방부의 목소리가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혼선’이 아니라 ‘전략’차원에서 말이다.
전 세계 유일한 분단국가이자 머리에 핵을 지고 살아야 하는 대한민국이다 보니 이런 안보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국론이 분열되는 것은 어쩌면 피할 수 없는 운명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부에서도 좀 더 무게감 있게 언론에서는 좀 더 유연하게 이 상황을 바라본다면 지금보다는 좀 더 우리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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