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어떻게 갑과 소통할까?...갑과 을 모두에게 필요한 소통의 기술
[신간] 어떻게 갑과 소통할까?...갑과 을 모두에게 필요한 소통의 기술
  • 배수경
  • 승인 2023.02.17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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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희/이문출판사/265쪽/1만6천원
이경희/이문출판사/265쪽/1만6천원

 

‘갑질’의 사전적 의미는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자가 상대방에게 오만무례하게 행동하거나 이래라저래라 하며 제멋대로 구는 짓’이라고 되어 있다. 회사와 회사간의 계약에서는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갑’이 ‘을’에게, 조직에서는 상사가 부하직원에게, 서비스업계에서는 고객이 직원에게 부당행위를 하는 것 등을 통칭하는 개념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갑질은 우리 사회의 곳곳에 만연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갑질로 고통받다가 자신의 목숨을 끊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뉴스를 통해 자주 만나게 된다.

‘어떻게 갑과 소통할까’는 갑질 문제를 소통의 문제로 바라본다. 대구철학회 회장, 토마스철학회 회장을 역임하고 현재 대구가톨릭대학교 연구교수로 있는 저자 이경희박사는 근본적으로 갑질은 불통에서 출발한다고 이야기한다. 

을은 갑의 사정을 모르고 갑은 을의 형편을 이해하지 못한다. 대화를 시도하지만 서로 자기 말을 하느라 ‘갑을’에게는 들을 귀가 없다. 이로 인해 공동체가 무너져 내리고 있다는 사실을 을도 갑도 인지하지 못한다. 

갑질의 가장 큰 문제는 사람들이 갑질을 하면서도 그것이 그렇게 부당한 행위라고 생각하지 못한다는 것에 있다. 을이 표현하지 않는다면 갑은 자신의 갑질을 의식하지 못한다. 을의 무항변과 무저항으로 인해, 갑은 여기저기서 갑질을 반복하다가 그것이 곧 습관이 되어 버린다. 저자는 갑질 앞에서 을의 침묵이 미덕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렇지만 을이 갑질의 고통과 부당함을 표현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어떻게 갑과 소통할까’는 한국인의 문화부터 역사를 통해 본 우리나라, 영조와 사도세자, 그리고 혜경궁 홍씨의 예를 들어 소통과 불통의 역사적 사례를 보여준다.  4장에서는 본격적으로 을의 입장에서 소통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갑질을 혼자 끙끙 앓고 지나치지 말고 말과 글로 표현하기부터 행동으로 표현하는 법 등을 사례를 통해 알려준다.  

2편에서는 갑과 을 모두에게 필요한 소통의 기술에 대해 이야기한다.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에서 찾은 소통의 기술과 사례 그리고 국내외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실천사례를 전한다. 

이 책은 소통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고찰하면서, 우리가 왜 자기를 표현하는데 익숙하지 않은지를 역사적 관점에서 재고한다. 

책 한권으로 하루아침에 갑질이 사라질 수는 없겠지만 스스로가 알지 못한 사이가 갑질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참는게 미덕이라고 부당함을 그저 견디고만 있었던 것은 아닌지 사회생활은 물론 일상생활에서의 의사소통에 대해서도 한번쯤은 돌아보면 좋을 듯하다. 

배수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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