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대질…고함…아수라장 된 팔공산 추모현장
삿대질…고함…아수라장 된 팔공산 추모현장
  • 박용규
  • 승인 2023.02.19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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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 상인들 반대시위 열려
유족·재단과 해묵은 갈등 여전
“여기서 하는 추모 자체가 불법”
“대구시가 해결 나서야” 주장도
여느때보다 대구지하철 참사 희생자들의 명복을 기원해야 할 추모 현장이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추모사업에 대한 팔공산 동화지구 상인들과 대구시, 유족단체 간 해묵은 갈등으로 인해서다.

2·18안전문화재단(이하 재단)은 대구지하철 참사 20주기 당일인 18일 오전 10시께 동구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 옆 광장에서 참사 20주기 추모식을 진행했다.

추모식이 진행된 이날 현장에서는 한쪽에선 유족들 참석 아래 추모식이 진행되고, 다른 쪽에선 팔공산 인근 상인과 주민들이 추모행사 반대 시위를 하면서 고성으로 뒤덮였다. 두 장소 사이에는 경찰들이 바리케이트와 경계진을 쳐 안전 문제에 대비했다.

반대 집회를 진행한 팔공산동화지구상가번영회는 1년 전 맺은 협약(본지 지난 17일자 8면)을 이행하지 않는 등 상가 활성화에 관심이 없는 대구시를 비난했다. 동시에 유족 측이 이곳에 와서 행사를 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비판하면서 추모식이 진행되는 동안 확성기로 노래를 크게 틀어 방해했다.

상인 측은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는) 대구시가 순수하게 안전교육장을 짓는다고 해서 우리가 허락을 한 곳이다. 40년 동안 시의 투자가 없었는데 그나마 해당 시설이 들어오면 지역 활성화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였다”라며 “추모시설이 아닌데 무슨 상관이 있어서 여기 와서 행사를 하느냐. 행사를 하려면 중앙로역 추모공간 가서 해라”라고 팔공산에서 하는 추모식 자체가 불법임을 주장했다.

재단과 유족 측은 상인 측의 반대 집회에 대해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애써 무시하며 추모식을 계속 진행했다. 이들은 이른바 ‘이면 합의 논란’으로 유가족과 팔공산 상인들에게 서로 다른 기대감을 가지게 한 대구시에게 일련의 갈등 상황에 대한 책임이 있으며, 시가 갈등 상황을 적극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지속하고 있다.

다만 추모식에 참여한 한 시민이 반대 집회를 하는 상인 측을 향해 삿대질을 하며 고함을 지르기도 했다.

이 시민은 “이 일대가 장사 안 되는 게 우리 때문이냐. 당신들도 숙원사업 안 되는 거 때문에 이러는 건데 그게 우리 탓이냐”라고 반발했다.

한편 이날 추모식은 참사 희생자들에 대한 묵념, 김태일 재단 이사와 강민구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위원장·이은주 정의당 원내대표의 추도사, 추모공연 및 추모노래 제창, 헌화 순으로 진행됐다.

박용규기자 pkdrg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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