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칼럼] 미궁에 빠진 나, 오늘부터는 ‘드림 메이커’
[화요칼럼] 미궁에 빠진 나, 오늘부터는 ‘드림 메이커’
  • 승인 2023.03.13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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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홍란 시인·문학박사
일찍 책장을 덮지 마라.

삶의 다음 페이지에서

또 다른 멋진

나를 발견할 테니

-시드니 셀던

미국의 소설가 시드니 셀던(Sidney Sheldon)은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스토리텔러, 연금술사로 일컬어진다. 그의 주요 작품으로는 『어두울 때는 덫을 놓지 않는다』, 『게임의 여왕』, 『여자는 두 번 울지 않는다』, 『하늘이 무너지다』, 『황금옷 천사』 등이 있다. 작품 속 주역들은 세상에서의 삶과 과정, 사랑과 야망, 좌절과 성공 등을 극적으로 펼쳐 보인다.

인간의 삶은 소설이고,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저마다의 게임을 펼치고 있음을 작품으로 대변하는 시드니 셀던은 말한다. “300쪽짜리 소설을 읽는다고 칩시다. 290쪽까지 읽었는데도 당신이 원하는 내용이 나오지 않을 수 있어요. 그렇다고 해도 책장을 덮지 마세요. 마지막까지 읽게 되면 또 다른 나를 발견하는 반전의 기회가 찾아올테니” 인생의 귀중한 순간을 놓치지 않길 권한다. 대개 사람들은 꿈을 향해 도전하다가 역경을 만나면 쉽게 책장을 덮고, 착각과 착시, 섣부른 행동으로 스스로 자신을 용기없는 바보로 만들며 잘못된 길을 간다. 그리고 그런 사람은 그 단계에서 심리적 성장을 멈춘다.

누구나 인생이란 여정에서 한 번쯤은 길을 놓칠 때가 있다. 어디서 잘못 들어섰는지 알아차리지도 못하고 점점 빠져나올 수 없는 혼란에 부딪힐 때가 있다.

말 그대로 ‘미궁’ 속이다. 한치 앞을 분간할 수 없는 미궁에 갇혀 때로는 중심으로 나가기도 하고, 때로는 가장자리로 물러서기도 하면서 헤맨다. 실제로는 길을 잃지 않지만 내가 어느 지점에 있는지 알 수 없어 절망이다. 미궁은 우리의 삶을 닮았다. 중심에 다다르기 위해 멈추어 서서 돌아보아야 하고, 때로는 다시 돌아가기도 하고, 때로는 빈둥거리며 혼자서 겉돌기도 한다.

‘미궁’은 ‘미로’라는 단어와 동의어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많은 현대 학자들은 둘 사이를 구분하고 있다. ‘미궁’은 가지 없는 한 개의 길만을 따라가서 결국 구조물의 중심에 이르게 되는 것을 말한다면, ‘미로’는 여러 갈래 길이 복잡한 가지로 둘러쳐 있고 그 길들 중 한 방향을 선택해야 한다. 이 맥락에서 미궁은 중심을 향한 분명한 길이 있다. 길찾기를 방해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계된 것이 아니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에게서 미궁은 종착점이기도 하면서 또한 시작점이라는 지혜를 얻는다.

나의 어리고 어여쁜 친구 중에는 백마 탄 왕자를 기다리는 ‘신데렐라’와 자신을 왕으로 만들어줄 평강공주를 기다리는 ‘바보온달’이 더러 있다. 그들은 현실에서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을 좇으며 불면으로 밤을 뒤척이고, 삶이 주는 무게를 견디지 못해 우울해하고, 걱정이라는 훼방꾼에게 포위되어 자신의 하나뿐인 목숨을 악령에게 넘기려 하기도 한다. 삶의 가치를 찾지 못해 미궁에서 헤매는 중이다.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는 말이 있다. 인생은 혼자가 아닌 더불어 살아가는 일이다. 누구나 주위 사람들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그러나 주위 사람들에게 나를 받아들이라고 부탁하기보다, 먼저 나 스스로가 자신을 받아들인다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삶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바로 타인에게 의존하는 삶이 아니라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는, 있는 그대로의 ‘나의 가치’의 소중함을 찾는 것이다. 사람의 생각이 모두 같을 필요는 없다. ‘조금 천천히 가면 어때?’, ‘나를 따돌리고 앞서 달려가는 사람이 있어도 괜찮아’, ‘나를 보고 웃어도 괜찮아’, ‘조금 느리면 어때?’, ‘이제, 내가 나를 기다려주어야지’, ‘실수가 잦은 나, 다시 해보는 거야’.

본래의 자기 모습으로 살아가지 못하는 사람은 일종의 신경증 환자로 볼 수 있다. 오랫동안 있는 그대로의 자신은 가치가 없는 존재라고 생각해 왔을 것이다. 그들은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는 방법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의 밑바탕에는 있는 그대로의 자기 자신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다.

자신이 가치 있다고 느끼는 사람 주변에는 좋은 사람들, 즉 ‘드림 메이커’들이 모이게 마련인데 그들 곁에는 ‘드림 메이커’가 아닌, 스스로도 자기 자신을 믿지 않는 ‘드림 킬러’였다. 주변에 친구가 많은 것 같아도 사실은 하염없이 기대길 좋아하는 ‘드림 킬러’에게 둘러싸여 있다. 마음속은 다른 사람을 향한 서운함으로 가득 채우고, 그들은 스스로의 목에 무가치한 존재라는 이름표를 달아놓고 사는 것이다.

세상 어디에도 쓸모없는 인간은 없다. 혼란의 미궁은 질질 끌려가기 위해서가 아니라, 극복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 너 그리고 나, 이제 오늘부터는 드림 메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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