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갤러리] 자연과 인간 예찬
[대구갤러리] 자연과 인간 예찬
  • 승인 2023.03.13 21:5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독자투고 환영합니다. 053-424-0004 dgnews@idaegu.co.kr
이강훈 작

대단한 철학이 아니더라도 한 사람의 주된 관심사와 삶의 관점은 일종의 나비효과를 가지게 된다. 본인의 생활방식을 결정하게 되고 주변인들에게 관계의 깊이만큼 파급을 가져오기도 한다. 가정에서 부모가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 학교에서 교사가 학생에게 미치는 그것, 회사의 동료들과의 관계나 나아가 사회의 주된 이슈가 대중에게 끼치는 영향은 그 크기를 가늠하기 힘들만큼 거대해지기도 한다. 그런 연유로 다소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하더라도 같은 사회에서 살아가야하는 예술가에게는 이미지와 형태로 실체화되어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누군가의 아들이고, 배우자이며 아버지이자 조각가로 살아가기로 마음먹은 나는 낭만도 이상도 아닌 지극히 현실적인 삶이 어우러진 다소 괴랄 한 형태의 작가이다. 예술가로서의 나는 결국 취향에 따른 형태와 소재의 연구로 작업들을 진행한다. 동화 ‘어린왕자’와 변용된 동물의 형상은 작업의 시작부터 주요 관심사이기에 꾸준히 다양한 형태와 크기로 진행된 작업이다.

원근의 기법을 적용한 입체 작품인 어린왕자 시리즈에서 조형적 관심사는 하늘로 솟아올라 날리는 머플러에서 방점을 찍고, 동물형상의 변용된 시리즈에서는 풍성히 뻗어나가는 나무나 뿔의 형상에서 그 방점을 찍었다. 단순히 취향에 따랐다 여겨진 이미지들이 결국은 조형적 관심사를 넘어 내적갈등 속에 잠재된 욕망의 발현인 듯하다. 어떤 식으로든 표현되어진 이미지들은 작가의 관심사에 의한 것이고 취향의 발로이듯이 결국은 좋아하는 형태가 아니면 작업자에게는 작업이 노동이 될 수밖에 없다. 환경이 쉽지 않은데 작업이 노동이 되면 나에게 예술가로 살아갈 이유가 없어져 버린다. 충분히 보상받는 곳에서 노동의 댓가를 정당히 얻어내는 게 훨씬 합리적일테니까. 현재 시도되는 작업들은 장난감에서 시작되었다. 사회는 물리적인 시간으로 성인(成人)의 기준을 정한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장난감을 좋아하고 어른이 되어 갈수록 가지고 놀 수 있는 것들은 실체화 되어간다. 블록 장난감으로 만들던 아이의 집은 콘크리트 아파트가 되고 이리저리 굴리던 미니카는 등골을 빼먹는 필수품이 되었다. 나의 어렴풋한 기억으로는 6, 7살 무렵부터 미니어처와 프라모델이라 불렀던 정교한 플라스틱 모형을 좋아했었다. 지금은 중년의 아저씨이니 앞서 말한 것처럼 신체적, 법적으로는 온전한 성인이다. 그런데 나는 진짜 어른이 된 걸까? 작업은 원근의 기법을 활용한 입체표현이라는 조형적 관심사와 어린왕자, 사슴형태 등 그동안 작업의 주요 모티브를 아트토이 관점으로 재해석하여 구현해낸다.

이강훈 작가
이강훈 작가
※ 이강훈 작가는 영남대 조소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대구 수성아트피아 초대전, 갤러리 위 개인전 등 7회의 개인전과 대구문화예술회관 현대미술조망전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