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필수의료과목 문제 해결법
[의료칼럼] 필수의료과목 문제 해결법
  • 승인 2023.04.02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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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현 계명대 의대 교수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외과, 흉부외과 등 생명과 관련된 필수의료과를 지원하는 의사가 줄어들어 필수 의료체계가 위기를 맞고 있다고한다.

최근 아픈 아이들을 고쳐 주는 일을 천직으로 여기고 살아온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이 폐과를 선언했다.

그 이유는 업무가 힘들고 수가가 낮을 뿐만 아니라, 예측할 수 없는 의료사고로 인한 의료소송의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영국에서는 의료분쟁이 1년에 2~3건 생기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의료사고로 고발당하는 의사가 하루 평균 2건으로, 300배정도 많다.

영국에서도 환자의 결과가 나빠지는 의료사고가 생기지만, 최선을 다한 의료인에 책임을 물리기보다는, 앞으로 그런 사고가 생기지 않도록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때문에 분쟁이 적은 것이다.

자기 직업을 선택할 때 보람이나 수입보다 안전과 삶의 질을 생각하는 요즘 세대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이해가 될 것이다.

만약 내 아이가 필수의료과목을 전공하겠다고 하면 말릴 것이다. 지인의 자녀가 필수의료과 전공수련을 하다가 너무 힘들고 전망이 나빠서 포기한다고 하면 말리기 힘들 것 같다.

30여년전 쯤에는 보람이나 인간의 생명을 생각하며 필수 바이탈과를 지원하고, 전공의 수련이 힘들어도 선생님과 선배들 생각하며 의리로 버티는 경우가 있었다.

그러나 요즘 젊은 세대들에게 비이성적인 희생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의사들이 잘못된 의료제도의 문제를 지적하면 집단이기주의로 몰아붙이는 사회분위기 때문에, 힘들고 고난이 예상되는 과목을 지원하지 않는 것이다.

생명과 직결되는 바이탈과 지원을 외면하는 이유는 일반인과 마찬가지로 안전, 보람, 수입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직업선택에는 자기가 하는 일이 안전해야하는 것이 우선이고 수입은 그 다음이다. 힘들지 않고 보람을 가질 수 있으면 더 좋을 것이다.

수입이 적고 고소 고발당할 위험이 있는 힘든 과목을 선택하려는 사람이 줄어드는 것이 당연하다.

이러한 구조를 그대로 두고 의대 정원만 늘인다고 해서 바이탈과나 의사과학자를 지원하지는 않는다.

고령화 시대에 미용, 성형, 건강증진 수요가 증가하니 그런 분야로 지원이 몰릴 것이다.

의대정원을 늘려 성적으로 뽑지 말고 인성으로 뽑아야 한다고 하는데, 그 인성은 평가할 수가 없는 문제가 있다.

자신과 가족을 생각하지 않고 이타적 인류애에만 사로잡힌 특이한 사람들을 뽑아도, 그런 사람이 좋은 의사가 될지도 의문이다.

필수의료과목 부족문제 해결방법은 안전, 수입, 근무 환경을 개선시켜주면 된다. 그 중에 제일은 안전이다.

환자가 잘못되기를 바라는 의사는 없다. 환자가 잘못되면 의사는 자신의 무능함에 대한 자책과 의료사고의 두려움이라는 이중의 고통을 겪게 되므로 필수의료과를 피하게 된다.

결과가 잘못되면 의사 개인이 아닌 보험회사나 공제회 등이 배상하도록 해야 한다.

최선을 다해 소신진료 할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의대정원증가같은 비효율적인 방법으로 접근하면 필수의료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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