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대응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의료칼럼] 대응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 승인 2023.04.23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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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희 소아청소년과 의원 원장ㆍ대구시 의사회 논설위원

오랜만에 가까이 지내던 이들과 식사 모임을 하였다. 무엇이든 대응 능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던 동료가 코로나에 걸렸다는 소식을 전한다. 함께 식사하지 않은 것이 무척 다행이라면서도 미안해한다.

봄철 호흡기 질환이 기승을 부린다. 코로나19와 아데노 바이러스, 독감이 동시에 유행한다. 목 아프고 온몸이 몽둥이로 맞은 듯 굴신하기도 힘들다는 이에게 코로나 검사를 해보라고 권했더니 아니나 다를까. 두 줄이 선명하게 보인다니. 지인의 소식을 들으니, 코로나19가 요즘 부쩍 늘어난 것 같다. 여전히 우리를 맴돌며 위협하고 있다. 어찌 그리 틈새를 잘 찾아 공격하는지. 코로나 백신을 순서대로 다 맞았기에 면역이 충분히 생겨 있었을 것이라고 잠시 방심하는 사이에 그만 그 녀석에게 걸렸다면서 후회하는 이도 있다. 코로나, 자나 깨나 잘 살펴서 건강을 챙겨야 하리라.

영아와 유아는 아데노 바이러스로 고생한다. 고열과 기침이 특징이다. 결막염을 일으켜 눈이 가렵고 충혈되기도 한다. 때로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기도 하고 심하면 폐렴으로 악화한다. 아데노 바이러스는 감염자의 재채기나 분비물, 기저귀 접촉 등으로 옮을 정도로 전염성이 높고 수영장 물로 전염도 가능하다. 학교나 유치원 생활을 하는 어린아이들은 집단 발병할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충분히 휴식을 취하면 대개 2~5일 안에 회복되지만, 결막염이나 고열 등이 심하면 병원을 방문해 약을 처방받아 복용해야 한다.

독감도 확산하고 있다. 올해는 봄철 독감 환자가 예년보다 3배쯤 늘었다. 특히 7살에서 12살 사이 어린이 환자가 많다. 지난겨울 유행했던 계절 독감이 코로나 방역 완화로 사람 사이 접촉이 많아졌고 아이들은 부대끼며 생활하기를 좋아하는 탓에 환자 수가 늘어난 것이다. 게다가 올해는 지난 2년 동안 독감의 유행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우리나라 전체적으로 인플루엔자를 경험할 기회가 사실상 없었다. 그러다 보니 군집 면역이 많이 저하된 상태였다. 이런 차에 바이러스가 유입되었으니 더 잘 전파될 수 있는 상황이 되지 않았으랴. 아이들은 특히 그동안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노출되지 못했기 때문에 실제적인 감염을 경험해서 면역을 쌓거나, 자연적으로 면역증강이 될 만한 기회를 얻지를 못했다. 그러기에 코로나19 이전의 아이들보다 인플루엔자에 대한 면역도가 낮다. 감염의 감수성은 더 높아져 있고. 그래서 결국 독감백신으로 유도한 면역에만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 됐는데, 아이들은 어른들보다 독감 예방접종을 했을 때 면역의 크기라든가 지속 기간이 더 짧다. 그렇기에 접종받고 수개월이 지난 봄철이 되면 감염에 취약해진 상태가 되어 버린다.

게다가 아이들의 행동 특성 때문에 더 잘 전파된다. 아이들은 일상적으로 친구들과 또, 가족들과 굉장히 밀접한 접촉을 하고 계속 끌어안고 손잡고 다니기에 바이러스가 더 잘 전파될 수 있는 행동 방식을 가지고 있다. 이런 유행이 있을 때, 바이러스에 잘 감염이 되기도 하고 또 다른 어른들에게 전파하는 매개체로 작용하기도 한다.
아이들의 감염병 예방을 위해서는 부모가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자녀가 감염병으로 인해서 열이 나고 아프고 하면 부모는 심신이 힘들다. 특히, 우리나라 아이들은 다른 나라의 아이들보다 더 어린 나이에 어린이집 등에서 단체 생활하는 특징이 있다. 그러다 보니 늘 감기를 달고 산다고 하는 부모가 많다. 감염병들이 합병증을 유발해서 아이를 위험하게 하거나, 그런 합병증으로 인해서 계속 문제가 될 수 있는 장애가 남는다거나 하는 것은 크게 문제가 되기 때문에 그런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의료진과 상의하여 대응을 잘해야 한다.

감염병도 중요한 학습의 기회다. 면역학적으로는 아이들에게 귀한 경험을 주는 기회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감염병에 걸리는 것을 너무 걱정하지는 말고 또 너무 예민하게 받아들이지 않아야 한다. 아이가 질병에 걸리더라도 스스로 잘 이겨낼 수 있도록 옆에서 함께 힘을 모으고 도와주면 그것은 아이에게 저항력을 길러주고 면역력을 갖게 하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이런 감염병이 부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이해하고, 아이의 몸에 해가 되지 않는 범위에서 해결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 질병에 대한 대응 능력도 키우도록 잘 도와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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