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구벌아침] 존재감을 높이는 비결
[달구벌아침] 존재감을 높이는 비결
  • 승인 2023.05.17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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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호 BDC심리연구소 소장

어느 곳에 가든지 하나의 존재로서 인정받는 사람이 있고, 사람들에게 존재감이 없는 그저 그런 사람이 있다. 한 개인에게 존재감이라는 것은 참 중요한 요소인 것 같다. 존재감은 단순히 알려지는 것을 넘어 나라고 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들에게 사람으로 인정받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존재감이 없는 사람은 실제로 그곳에 존재했지만, 존재하지 않은 사람처럼 사람들 기억 속에 남지 않을 수도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유령처럼 말이다. 하지만 존재감이 있는 사람은 잠시 머문 곳에서도 그의 존재는 사람들에게 깊이 각인된다. 그렇기에, 사람의 관계에서 존재감이라는 것은 중요한 요소가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우리도 존재감이 있는 사람이 되어보기로 하자.

혹자는 존재감을 몸과 마음의 합이라 했다. 그 말인즉슨 몸과 마음이 함께 같은 장소에 있고, 몸과 마음이 있는 곳이 일치할 때 존재감이 생긴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존재감을 높이는 방법은 간단해진다. 몸이 있는 곳에 내 마음을 가져가면 되고, 내 마음이 가는 곳으로 내 몸을 이동시키면 된다. 먼저 존재감이 높은 사람들의 특성을 살펴보자. 그 사람은 사람을 대할 때, 온전히 앞에 앉아 있는 그 사람에게 집중한다. 앞에 앉은 그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그 사람의 눈을 보며, 그 사람의 표정을 읽으며 그의 감정에 기꺼이 뛰어드는 사람이다. 그럴 때 사람들은 그를 '내 앞에 있는 사람'이라고 인정할 것이다. 그 사람은 사람들에게 존재감이 높은 사람일 수밖에 없다. 반면 존재감이 낮은 사람은 몸과 마음이 다른 곳에 있음을 알 수 있다. 분명 몸은 그곳에 있는데 마음은 딴 곳에 가 있다.

강의 중 쉬는 시간이었다. 한 학생이 지난 시간 몸이 아파서 결석했다고, 출석 인정을 받기 위해 진료확인서를 들고 내게 왔다. 그런데 한 번도 본 적 없는 학생이다. 일 년을 같은 공간에 있었는데 한 번도 본 적 없는 학생이었다. 이 학생이 이 반에서 강의 듣고 있는 학생이 맞나 싶을 정도로 나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생경(生硬)한 얼굴이다. 내가 그만큼 학생들에게 관심을 덜 가진 탓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더 큰 이유는 그 학생의 몸은 내가 수업하는 그 강의실에 있었을지 모르나 마음은 이곳에 없었던 학생이다. 마음이 가는 곳에 눈이 간다 했다. 분명 수업시간에 그 학생의 시선은 내가 아닌 스마트폰을 향하고 있었을 것이다. 출석체크를 받고 돌아가서 자리에 앉는데, 아니나 다를까 제일 뒤쪽 구석에 앉았다. 그리고 자리에 앉자마자, 자동으로 고개가 아래를 향했다. 나의 예측이 틀리지 않았다.

강의는 대화와 같아서 시선은 앞에 있는 교수를 향해야 한다. 그래야만 마음은 눈이 향하는 곳으로 가게 된다. 눈이 나를 향하지 않고 휴대폰으로 가 있으니 마음이 강의실에 있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교수인 나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어필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 결과 일 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그 학생의 존재를 알 수가 없었던 것이다. 반면에 한 번의 수업만으로도 존재감을 확실히 어필하는 학생들이 있다. 그 학생들의 태도를 보면 몸과 마음을 강의실에 일치시킨다. 온전히 나의 수업에 참여한다. 그 학생들은 나를 초롱초롱한 눈으로 쳐다보고, 나의 이야기에 반응함으로 강의가 술술 풀리도록 잘 이끌어 내는 학생들이다. 그런 학생들은 밖에서 마주쳐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특히 면접 장소에서 존재감은 매우 중요하다. 많은 지원자 중에서, 면접관에게 기억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지만 합격이라는 좋은 결과가 생긴다. 한 번을 보더라도 사람들이 어 저 사람이라고 기억이 나야 한다. 많은 사람 속에서 '줌-인'이 되는 사람이 있고, 그냥 배경처럼 '줌-아웃'이 되는 사람들이 있다. 모두가 존재감의 차이다.

나 역시 그랬던 것 같다. 마음이 가지 않는 곳에 있게 될 때 나의 존재감은 낮아졌다. 너무나 가기 싫었던 장소이거나 불편한 곳에 가게 되면 몸은 그곳에 있었지만 내 마음은 늘 딴 데에 가 있었다. 그럴 때 상대방도 나를 존재감 있게 느끼지 못하고 나를 잘 인식을 하지 못했다. 내 몸과 마음이 일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존재감 있는 사람이 되어보자. 지금 머문 그 자리에 몸과 마음을 일치시켜 보자. 그러기 위해 몸이 있는 곳으로 마음을 가져가고, 마음이 가 있는 곳으로 우리 몸을 이동시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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