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는 실험으로 캔버스 화면에 싹을 틔우고 있다. 격렬한 색채와 투박한 질감이 절제된 조화로 구축되어 있다. 붓질에 의한 추상적 표현 행위보다 롤러(Roller)라는 도구와 물감과의 협업으로 획득한 화면이다.
붓 대신 롤러의 선택에는 자유로운 주관적 순수성의 확보를 위한 이유가 자리한다. 기존의 회화에 덧씌워진 칠한다는 고정관념에 대한 비틀기다. 갤러리 문 101에서 펼쳐지고 있는 박경옥 작가의 작품세계다.
그의 작업에서 중요한 요소는 자유로움을 기반으로 한 반복적 행위와 그로 인해 획득한 절제된 면분할이다. 면불할은 화면의 긴장감을 위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물성이 이끄는 둔탁함과 잔잔한 정서가 긴장감을 묘하게 희석시키며 조화로 이끈다.
그는 현실보다 내면이 정서나 감정을 두꺼운 물성의 물감으로 구현한다. 그 이면에는 비구상적인 형태와 단색화를 통한 추상회화의 본질 회복에 있다.
이번 전시에는 과거와 다른 형식인 ‘Blue23012’ 주제로 색상에 시간적 숫자를 기록한 근작들을 소개하고 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계절 변화처럼 사람에 의한 인위적 해석이 아닌 자연의 섭리 때문에 만들어지고 변화해 나가는 세상의 위치에 대한 순응적 태도에 대한 표현이다.
갤러리 문(MOON)101 박경옥 개인전 ‘花, 五, 香, 愛’는 31일까지 펼쳐진다.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