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는 자연이고, 생명이며 평화다.
만약 새가 없다면 이 지구가 얼마나 삭막할까?
오랫동안 새를 촬영해온 영남일보 박진관 기자가 최근 '새는 고향이다'를 출간했다.
제목에서 엿볼 수 있듯 이 책은 저자가 태어나고 자란 대구경북지역에 서식하거나 번식하는 텃새와 철새 70여종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특히 이 지역에서 사라져가는 멸종위기 종은 물론 참새나 까치 등 흔히 볼 수 있는 새들의 잘 알려
지지 않은 습성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일례로 독수리는 알을 1개~2개 밖에 낳지 않기 때문에 '독수리 5형제'는 허구이고, 한국에 찾아오는 제비의 고향은 강남이 아니라 한반도와 그 북방이라는 것 등이다.
또 '백조'라는 용어 대신 우리말인 '고니'를 쓰자고 주장하며, 부채꼬리바위딱새 등 최근 한국을 찾는 새들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새에 관해 기존에 출판했던 책들은 대부분 조류도감용이다.
또 대구경북지역에 서식하는 새들을 생태학적, 인문학적으로 살펴본 책은 거의 없다.
이 책은 생물학적 분야는 불론 인문, 생태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새들을 탐구하고, 저자의 경험
과 지식, 20년간 촬영한 사진들을 바탕으로 새들을 바라봤다.
영남일보 사진기자로 2007년 낚싯줄에 걸려 납덩이를 매단 채 죽어가는 괭이갈매기로 한국기자상을 수상한 적이 있는 저자는 "죽어가는 새를 촬영해 상을 탄 게 부끄럽고 미안해 책을 쓰기로 작정했다"고 말한다.
새를 촬영하다 차가 논에 빠지거나 교통사고를 당할 뻔 했던 위험한 순간도 있었다고 고백한다.
1999년 새사모(새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창립에도 참여했던 저자는 새를 통해 자연을 알고, 환경에 관심을 갖게 됐다.
1996년 이전까지 폐수와 쓰레기로 뒤덮여 죽은 하천이었던 대구 신천이 지금은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인 흰목물떼새와 원앙, 말똥가리, 수달 등이 찾아오는 자연생태의 보고가 되었지만 실제 대구 주변 새들의 터전은 점점 좁아지고 생태환경 또한 열악해지고 있다고 주장하는 저자는 사실과 맞지 않은 새 이름을 바로 잡고 철새와 텃새를 새롭게 분류하는 일도 시급하다고 말한다.
노벨미디어. 232쪽. 1만7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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