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밝고 환한 새벽달을
본 적 있나요.
이른 새벽 지는 달빛이
온 방을 가득 메울 때에는
우리 님의 따스한 마음 같아요
이렇게 밝고 둥근 새벽달을
본 적 있나요
쟁반같이 둥그런 달이
내 얼굴에 가득 비출 때에는
우리 큰딸의 환한 미소 같아요
이렇게 예쁜 새벽달을
본 적 있나요
추운 새벽 내 마음 속까지
밝게 비추어 주는 달빛은
우리 둘째 딸의 슬기로운 마음 같아요
이렇게 둥근 새벽달을
본 적 있나요
고운 달빛이 창문 틈 사이로
살며시 꼬리를 감출 때에는
우리 막내 아들의 반쪽 미소 같아요.
▷전남 해남 출생. 전남대학교 문창과 수학.『문학예술』신인상 시부문 수상으로 등단. 한국문학예술가협회, 광주문인협회, 전남문인협회, 서은(문병란)문학연구소 회원으로 광주광역시에서 창작활동.
강숙자의 `새벽달’은 가장 한국적인 아내와 어머니가 지니고 있는 깊고 따뜻한 애정이 눈으로 보는 듯 명료하게 그려져 있다.
달은 어둠의 하늘을 밝히는 것이 누구나 지니고 있는 달의 이미지이다. 하나 화자는 이른 새벽녘에 홀로 눈을 뜨고 가족의 모습 위에 새벽달을 겹쳐 놓고 있다. 환한, 둥근 밝은 달에 겹쳐 놓은 모습 속에는 `추운 새벽 내 마음 속까지 밝게 비추어 주는’ 가족의 미소와 슬기와 따스함이 오버랩 되어 있다.
이일기(시인 · 계간 `문학예술’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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