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스케이팅 ‘기대주’ 서정수(19·단국대)가 세계 주니어 선수권대회에서 한국 남자 선수로는 37년 만에 처음 정상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서정수는 23~24일(한국시간) 이탈리아 콜라보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니어 스피드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에서 4종목 합계 153.822점을 기록, 시멘 스피엘러 닐센(노르웨이·153.874점)을 0.042점 차로 제치고 시상대 맨 꼭대기에 섰다.
19세 이하 선수가 참가하는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남자 선수가 우승한 것은 한국 빙속의 ‘1세대 스타’ 이영하가 1976년 정상에 오른 이후 무려 37년 만의 일이다.
여자부에서는 2006~2007년 김유림과 노선영이 각각 우승한 바 있으나 남자 선수 가운데서는 문준이 2001년 은메달을 목에 건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기대주 서정수가 37년간 한국 선수들 앞을 가로막던 벽을 뛰어넘으면서 2018년 평창올림픽 전망에도 파란불이 들어왔다.
원래 쇼트트랙 선수이던 서정수는 좋은 신체 조건을 눈여겨본 단국대 오용석 감독의 권유로 2011년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종목을 바꿨다.
지난해 1월부터 국내 무대에서 두각을 드러낸 서정수는 12월 주니어 월드컵에서 남자 1,500m와 3,000m를 석권해 국제무대에서도 경쟁력을 증명했다.
12월 국내 종합선수권대회 남자 1,500m에서 1분51초82의 기록으로 ‘장거리 간판’ 이승훈(1분52초12)을 꺾는 ‘사건’을 저질러 이번 대회 대표로 뽑힌 서정수는 마침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정상에 섰다.
서정수는 레이스 운영이 미숙한 탓에 쇼트트랙에서는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지만, 쇼트트랙 출신답게 탁월한 근지구력과 코너워크 실력을 보유했다.
여기에 오 감독의 지도 아래 자신의 장점인 300m~1,500m 구간의 가속 능력을 갈고 닦아 중거리 종목에서는 세계 정상급 능력을 갖췄다.
이번 대회에서도 서정수는 500m와 5,000m에서 각각 7위와 4위에 그쳤지만 1,500m와 3,000m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37년 만의 우승을 완성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