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드인터뷰> 대구달서우체국 임채봉 집배원
<와이드인터뷰> 대구달서우체국 임채봉 집배원
  • 강선일
  • 승인 2009.05.11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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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지킴이 역할도 '톡톡'
이륜차.자전거 상습 절도범 잡아 '화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

우편물을 배달하던 집배원이 이륜차와 자전거를 상습적으로 훔친 도둑을 잡아 화제가 되고 있다. 대구 달서우체국에 근무하는 임채봉(사진) 집배원이 주인공이다.

임 집배원은 지난 7일 오후 1시께 대구 달서구 감삼동 일대에서 우편물을 배달하던 중 ‘도둑이야’라는 다급한 목소리와 함께 골목 모퉁이에서 한 눈에도 도둑으로 보이는 남성 1명이 뛰어나오는 것을 발견하고, 급히 이륜차를 돌려 100여m를 쫓아가 붙잡았다.

그는 도둑을 잡기 위해 달려온 빌라 주인 및 인근 주민들의 신고로 10여분이 채 안 돼 도착한 경찰에 도둑을 인계했다. 경찰은 이륜차를 훔쳐 달아난 또 다른 공범자도 빌라 주변에서 잡았다.

최근 이 지역 빌라에는 이륜차와 자전거가 상습적으로 도둑맞는 사건이 발생해 피해를 입은 주민들은 빌라내 설치된 CCTV를 통해 동일 인물의 소행임을 알게 됐다. 사건 당일도 주민들이 빌라 주변에서 자전거와 이륜차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나 순식간에 이륜차를 훔쳐 도망가는 도둑을 눈앞에서 놓칠 뻔 했지만 임 집배원의 도움으로 도둑을 잡게 된 것.

하지만 임 집배원은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며 자리를 떠났지만 감사의 인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주민들이 우체국으로 전화를 걸어 이런 훈훈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 빌라에 살고 있는 김모(여·53)씨는 “바쁜 업무 중에도 불구, 위험을 무릅쓰고 용감한 모습을 보여준 임 집배원에게 너무 감사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집배원이 직접 범죄자를 붙잡거나 검거에 기여하는 등 안전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최근 2~3년간 서울과 인천지역 집배원들이 근무 중 도둑을 잡거나 검거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경찰로부터 표창을 받은 사례가 있다.

최근 정보통신기술 발달로 편지를 쓰는 사람이 크게 줄면서 집배원들이 ‘한가할 것’이란 오해를 갖고 역할에 회의적 시선을 보내는 사람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인터넷 쇼핑을 통한 택배 물량이 급증하면서 오히려 예전보다 소포물량이나 부피가 더 많아졌다. 그만큼 더 힘들어 졌음을 뜻한다.

그럼에도 임 집배원은 “우리 집배원 모두는 이 직업이 우편물만 전해주는 게 아니라 정을 나누고, 세상의 소식을 알려주는 직업이라 생각한다.”면서 “쉽게 말해 홀몸노인이나 시골 오지 주민 등에게는 우리가 세상 소식을 알려주는 말벗이고 친구인 셈”이라고 말했다.

경북체신청 관계자는 “2005년 12월 입사한 임 집배원은 평소에도 친절함과 성실함이 몸에 밴 직원으로 주위 동료들로부터 신망이 높은 직원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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