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일=노는날?”…술 마시고 해외여행 떠나
“현충일=노는날?”…술 마시고 해외여행 떠나
  • 강성규
  • 승인 2013.06.06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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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등 예약률 90%↑

대학가 “밤새 파티 열자”

보수-진보, 남북관계 논쟁

순국선열 추모 의미 퇴색
순국선열을 기리는 ‘현충일’을 보내면서 역사의식 부재 및 정치적 논쟁이 판을 쳐 그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6월6일 현충일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애국선열과 국군 장병들의 넋을 위로하고 충절을 도모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념일이다.

하지만 많은 젊은이들이 이 날을 ‘노는 날’로만 인식하고 있어 근본적 취지가 훼손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 주 한 대학교 커뮤니티에는 ‘현충일 전날 밤, 밤을 불 지르자’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5일 오후 10시부터 현충일인 6일 새벽까지 클럽 파티를 열자’는 것이 글의 내용이다.

뿐만 아니라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에도 ‘징검다리 연휴를 맞이해 휴일을 만끽하겠다’는 내용의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휴일를 맞아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한 언론에 따르면 방콕과 세부 등 동남아 행 좌석은 예약률이 90%를 넘었으며, 특히 발리지역은 100%에 육박했다. 중국과 일본도 70%대의 높은 예약률을 보이고 있다.

6월이 ‘비수기’로 여겨지던 예년과 달리 무더위와 징검다리 연휴까지 겹치자 휴가객들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서모(28·대구 동구 신암동)씨는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분들을 기리기 위해 마련된 날에 밤새도록 술을 마시며 휴일을 즐기려 하는 대학생들이나 연휴를 이용해 해외관광을 떠나려는 시민들로 붐비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몇 년째 이어져 오는 ‘천안함 사태’, ‘연평도 포격 등 역사적 사실과 남북관계를 두고 보수-진보 간 논쟁도 지속되고 있다.

보수진영 관계자들은 “천안함 사태 등 북한의 도발을 두고 음모를 제기하는 것 자체가 국론을 분열시키려는 행위 아니냐”고 성토하는 반면, 진보진영은 “엄연히 국가 내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을 ‘빨갱이’라고 몰고 가며 정당한 이의제기 마저도 색깔 공세로 몰고 가며 탄압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한 마음 한 뜻’으로 나라를 위해 희생한 순국선열을 추모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념일의 의미가 점차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지역 통일·안보 분야 시민단체 관계자는 “최근 우리나라의 실태는 호국영령들을 볼 면목조차 없을 정도로 참담하다”며 “오늘만이라도 나라를 위해 희생한 영령들에게 그들의 죽음이 절대 헛된 것이 아니며 그들의 희생으로 우리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는 것에 대해 온 국민이 함께 감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성규기자 sgkk@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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